거인의 인형 키 174cm, 몸무게 0.1톤. 덩치가 엄청 크서 처음에는 다들 무서워 한다. 육중한 몸에 비해 참 순박한 인상이다. 요즘 성심원에 그를 좋아하는 직원들도, 할머니들도 많이 늘었다. '씨익'웃는 천연 웃음 한방이면 모두들 피로가 날아가고 행복바이러스에 감여된다. 이런 그도 무척이나 아끼는 .. 카메라나들이 2012.09.26
그만 하늘의 그림자를 밟았다. 눈이 시렸다. 뜬 눈이 건물을 나오자 절로 감겼다. 뜨려고 몇 번 껌벅한 뒤에야 눈은 적응을 했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다. 어르신들은 목욕 중이고 침대는 나의 손에 인도대어 빨래처럼 열을 지어 햇볕을 향해 사열을 받았다. 햇살이 드는 자리에 침대며 이불 등이 자리 잡고 있는데 화.. 카메라나들이 2012.09.25
하늘에서 평생을 두눈박이처럼 붙어다니는 외눈박이를 만나다 가을 하늘이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바쁜척 살다보면 하늘 한번 제대로 올려다 보기 어렵다. 말이 살찌는게 아니라 내가 살찌는 것을 느끼는 까닭에 하늘을 벗삼아 오늘도 걸었다. 덕분에 내 안경으로 삼고 싶은 '눈'을 보았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 카메라나들이 2012.09.24
내 머리 위를 지나는 것들 마흔을 넘긴 남자 둘이 나란히 걷는다. 비록 요양원 복도지만 둘다 <건강>을 빙자해 걷고 걷는다. 두 사람은 배가 많이 나온 비만이다. 지루한 복도를 걷다보면 심심하다. 지루하다. 그래서 카메라를 둘러메고 함께 한다. 카메라로 보는 세상은 또다르다. 문득 내 머리 위를 지나는게 .. 카메라나들이 2012.09.23
“이제 당신의 기도소리 메아리 되어 귓가를 맴돕니다.” “이제 당신의 기도소리 메아리 되어 귓가를 맴돕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늘 당신은 주님을 애타게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아흔아홉에 곁으로 데리고 가셨습니다. 당신은 늘 어둠 속에서 살아오셨습니다. 여느 날처럼 열심히 묵주.. 카메라나들이 2012.09.19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하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차별과 편견을 피해 정든 가족과 고향을 떠나 경남 산청 성심원에 모여 산 이들이 있다. 한센이라는 낙인을 가진 이들. 160여 명의 한센병력자들. 한센병을 완치했다. 하지만 그 후유장애 등으로 세상과 등지고 살아가는 이들 곁에서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낮은 곳에 임하겠다.. 카메라나들이 2012.09.18
태풍 산바 덕분에 만난 28년지기(?) 오전 10시. 경남 산청군 산청읍 내리 성심원.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인 '성심교'. 태풍<산바>가 통과한다는 예보처럼 쉴새 없이 쏟아져 내립니다. 빗님은 단순히 산청군에만 내리는 게 아니고 성심원 앞을 지나는 경호강은 지리산자락의 모든 물들이 또한 함께 흘러 갑니다. 덕분에 지.. 카메라나들이 2012.09.17
"하늘에도 눈이 있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늘 말조심하라는 비유를 통한 말이겠지. 그런데 요즘은 이마저도 바뀌어야 할지 모른다. ‘하늘에도 눈이 있다.’ 문득 가로등을 아래에서 내려다 보니 하늘에 눈이 있지 않는가. 비단 내 움직임을 조밀하게 내려다 보는 CCTV가 .. 카메라나들이 2012.09.17
냉장고를 열어보니... 가을이다. 짙은 녹색의 물결보다는 드문 드문 갈색의 노래가 더 먼저 들린다. 아침저녁은 제법 쌀쌀해서 옷의 소중함을 일꺠우게 한다. 꽃을 떨구어야 했던, 꽃과 이별한 나무에는 열매를 맺었다. 내년을 기약하며 열매가 충실하게 영근다. 열매가 영글어 가면 나무는 다시 제 온 몸을.. 카메라나들이 2012.09.16
따끔합니다~ "따끔합니다~" "아얏..." "이제 괜찮아 질겁니다. 잘 무세요" 창 밖에는 비가 주루룩 내린 9월13일 오후8시. 경남 산청 성심원 내 중증장애요양원에 저녁 라운딩오신 정안젤라 수녀님이 어르신께 진통제를 놓아주셨다. 수녀원에 들어가서도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발생하면 새벽공기를 헤치.. 카메라나들이 2012.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