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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넘긴 남자 둘이 나란히 걷는다. 비록 요양원 복도지만 둘다 <건강>을 빙자해 걷고 걷는다. 두 사람은 배가 많이 나온 비만이다. 지루한 복도를 걷다보면 심심하다. 지루하다.
그래서 카메라를 둘러메고 함께 한다.
카메라로 보는 세상은 또다르다.
문득 내 머리 위를 지나는게 뭐가 있나 싶어 카메라를 내 머리 위로 돌렸다.
삼파장 전등.
저 녀석 덕분에 건물 안이 어둡지 않고 나는 걷는다.
웬 벌레지?
벽천장 가까이에 벌레가 스파이더맨처럼 납작 붙어 있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느냐고 묻고 싶지만 녀석은 내게 관심이 없다.
"아아~ 오늘 야채 이동차량이 왔습니다~"등 곧잘 알림방송을 들려주는 스피커가 천장에서 내 귀를 향해 열려있다.
오호 전국에 깔린 통신망. 내 머리 천장에서도 친절하게 붙어 소통의 다리를 연결하고 있네.
통신망만 있는게 아니라 화재가 발생을 감지하는 센서도 있다. 아하 안전이 제일이지.
또하나는 건물 내 알림표, 가령 전문요양팀사무실과 같은 안내를 붙인 알림표도 내 머리 위에서 떡하니 붙어 있다.
내 머리 위에서 나를 내려다 보거나 관심없는 척 붙어 있는 사물들.
가끔 땅만, 바닥만 보다가 위로 고개 들고 바라본 건물 안 풍경은 익숙한 듯 낯설었다.
덕분에 목이 아프다. 고개를 빳빳히 든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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