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서 도진순 주해 『백범일지』를 다시 꺼냈습니다. 오래전에 읽은 책입니다. 책장을 덮었을 때 받은 감동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다시 펼친 까닭은 조금 달랐습니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배웠던 「나의 소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때는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존경하는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의 글이니 당연히 김구가 직접 썼다고 생각했습니다. 『백범일지』를 제대로 읽은 뒤에는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나의 소원」이 유난히 잘 쓴 글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백범일지』에서 만난 김구의 목소리는 거칠면서도 생생했습니다. 오래전 일을 기억하며 적었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문장이 매끄러워서 감동한 책은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이 살아온 세월이 문장보다 먼저 다가왔습니다. 반면 「나의 소원」은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