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느린 대숲을 거닐다- 진주 남가람별빛길 .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들숨도 날숨도 길게 마시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진주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 남가람별빛길을 찾으면 좋습니다. 진양교에서 천수교에 이르는 대숲이 남강을 따라 숨 고를 여유를 줍니다. 오늘은 진양교와 경남문화예술회관 사이를 거닐었습니다. 짧지만 대숲은 깊고 느립니다. 대숲에 발을 들여놓으면 일상 속 번잡은 한순간에 음 소거처럼 입을 다뭅니다. 찾은 날은 시조 시화전이 열려 더욱더 걸음이 가볍고 즐거웠습니다. 바람이 지납니다. 대나무들은 떼창을 부릅니다. 목소리를 낮춰 사그락사그락 경쾌하게 노래합니다. 노래에 잠시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금방이라도 초록 물이 뚝뚝 떨어질 듯 푸른 물결이 일렁입니다. 덩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