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교회에서 얻어 먹은 빵은 에나로 맛났는데...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3. 2. 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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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오후)9시에 데리러 가야돼!!!"

아내의 충실한 김 기사로서 영어도서관에 태워다 주고 돌아오는데 내리는 아내는 다시 한번 더 말을 건넨다.

집에 돌아와 직장에서 쉬는 시간마다 운동한다고 땀 흘린 몸을 샤워했다. 올해 계획 중 하나가 한 달에 2kg씩 살빼기다.

(해찬솔의 새해계획 http://blog.daum.net/haechansol71/387)

부랴부랴 몸을 씻고 집을 나섰다. 오후9시를 앞두고 아직 들어오지 않은 가정이 많은 지 아파트에 불이 켜지지 않은 집들이 많다.

 

 

불과 5~10분거리의 아이들 초등학교에 도착했다. 교문부터 학교 주차장까지 학부모들이 타고온 차들이 줄지어 있고 듬성듬성 학부모들이 삼삼오오 모여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2월6일 경남 진주시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진주 선학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인 줄 알았는데 도착 전에 끝나고 저렇게 긴 줄만 남았다.

 

긴 줄은 간식으로 나눠주는 햄버거를 받기 위한 행렬이다. 찬솔이를 발견했다. 이제 6학년에 올라가는 찬솔은 아빠와 엄마가 오지 않아도 되는데 왜 왔냐는 듯 바라보았다.

 

 

간만에 두 부자는 짧지만 긴 집으로 가는 길을 걸었다.

"아빠, 공연 때 올려면 힘들겠다. 마치는 시간이 언제야?"

"응, 오후6시에 마치니까 바로 가면 시작 전에 도착할 수 있을거야."

 

아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 햄버거와 함께 받은 콜라를 먼저 마셨다. 햄버거는 집에서 먹을거란다. 그래서 안 된다고 말했다. 막내 해솔이가 네가 먹는 것을 보면 아마도 달라고 조를 거라고 먹고 가자고 했다.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면서 마저 햄버거를 먹었다.

 

 

역시 해솔이는 아직 학교 숙제 등을 하지 못했다. 찬솔에게 햄버거 냄새가 나자 해솔은 바로 조른다.

"나도 한 입, 나도 한 입..."

이미 늦었다.

"너도 먹고 싶으면 선학오케스트라에 들어와~"

해솔은 그냥 거실에 앉아 마저 숙제를 한다.

햄버거 먹자고 오케스트라에 들어가 아침 일찍 등교하고 정기연주회를 앞두고는 늦은 시간까지 연습하기 싫겠지. 문득 나도 해솔이와 같은 나이 때는  공책을 받기 위해 빵을 얻어 먹기 위해 성탄절이나 주말에는 교회에도 나간 기억이 있다.  그때 얻어 먹은 빵은 에나로 달고 맛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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