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진주 가볼만한 곳 - 진주 월아산 청곡사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12. 1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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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머물고 세월이 스쳐 가는 일상탈출의 명소, 진주 청곡사

 

 

겨울 문턱입니다. 올 한 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벌써 올해도 저만치 갑니다. 바삐 살아온 나를 돌아볼,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기 위해 일상 탈출 명소 진주 청곡사를 찾았습니다.

 

청곡사 이르면 넉넉한 월아산 자락에 안깁니다. 너른 품에 안긴 덕분에 발을 들여놓자, 마음속은 고요가 깃듭니다. 경내로 걸음을 옮기는 우리에게 먼저 김덕령 장군 유적비 비석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동아시아 국제전쟁(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김덕령 장군이 월아산 장군대봉(482m) 정상에 일본군을 막기 위해 성을 쌓고 군사를 훈련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장군유적비를 지나면 이끼 낀 작은 문인석이 우리를 맞습니다.

 

다시 걸음을 옮기면 월아산 청곡사 사적비가 나오고 본격적으로 경내로 들어가는 길이 나옵니다. 경내로 들어가는 길 입구에는 포대화상이 환하게 웃으면 반깁니다.

 

 

 

주위는 아늑합니다. 경로를 이탈해 근처 쉼터에서 숨을 골라도 좋습니다.

 

유혹을 이겨내자 다시금 학영지가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학영지에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둘째 왕비인 신덕왕후에 관한 전설이 전해옵니다.

 

 

청곡사 아랫마을에 살았다는 신덕왕후는 어릴 적 달 밝은 밤이면 거울 보듯 이 연못에 자신을 비춰보았다고 합니다. 왕후는 아름다운 자신의 미모를 고고한 학으로 비유해 학의 그림자가 비친 곳이라 학영지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학영지 앞에는 김민재, 김향기가 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믹 드라마<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tvN, 2023) 촬영했던 장소임을 드러내는 선전 그림이 있습니다.

 

드라마 촬영지가 아니더라도 이곳은 청곡사를 찾는 이에게 잠시 숨 고르기 좋은 명소입니다. 올 한해 수고한 나에게 선물을 주듯 가방에서 캔 커피를 끄집어 벤치에 마십니다. 에나로 달곰합니다.

 

숨을 고르고 일어나 절로 한 걸음 더 다가서자, 일주문이 나옵니다. 일주문 주련에는 歷千去而不古(역천거이불고) 천년 세월이 흘러도 옛일이 아니요, 亘萬世而長今(긍만세이장금) 만년 세월이 계속되어도 언제나 지금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금강경선양에 힘쓴 득통 선사(1376-1433)금강경오가해를 풀어내며 쓴 서문에 나오는 글귀랍니다. 현재에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일주문에 들어서자, 청곡사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다가옵니다. 신라 헌강왕 5(872) 도선국사가 진주 남강에서 푸른 학이 이곳 월아산 기슭으로 날아와 앉자 성스러운 기운이 충만한 산과 계곡이 있어 이곳이 천하의 명당이라 절터를 세웠다고 합니다.

 

승탑이 다시금 우리의 눈길을 끕니다.

 

승탑을 지나면 월아산으로 향하는 진입로가 나옵니다.

 

 

진주 금산면 용아리와 진성면 중촌리·하촌리 경계에 솟아 있는 월아산은 달빛이 산을 타고 왔다 해서 달 오름산(달음산) 또는 달엄산 불립니다.

 

절로 들어서려는 데 작은 개울이 흐릅니다. 방학교(訪鶴橋)를 건너자, 걸음은 더욱 가벼워집니다. 곧장 경내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작은 굽은 길이 마치 뜨거운 차를 후후 불어 마시듯 걸음을 늦추게 합니다.

 

덕분에 느릿느릿한 걸음 따라 마음도 여유롭습니다. 월아산 청곡사라 적힌 문을 지납니다. 사천 왕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속계(俗界)를 벗어난 신선인 양 가벼운 걸음은 더욱 상쾌하게 경내를 거닐게 합니다.

 

 

대웅전에 모셔진 목조로 만들어진 석가모니불 좌상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문수보살좌상이 우측에는 보현보살 좌상이 있으십니다. 잠시 예를 올립니다.

 

 

여느 절에 있는 산신각에는 신선은 할아버지이지만 여기는 산신 할매입니다.

 

친근한 산신 할매를 뵙고 마음속 바람을 살며시 빕니다.

 

 

경내를 탑돌이 하듯 걷습니다. 옛이야기와 역사와 문화가 깃든 청곡사는 참 잘 익은 여행지입니다. 깊어져 가는 늦가을의 정취를 만나고 평온을 얻습니다.

 

 

바람이 머물고 세월이 스쳐 가는 진주 청곡사에서 일상의 묵은 찌꺼기를 모두 버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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