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창녕 영산호국공원 영산지구전적비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7. 2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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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호국공원에서 만난 영산지구전적비

 

호국공원 하면 괜히 묵직한 역사의 무게에 괜스레 부담을 느끼기 쉽습니다. 하지만 호국공원은 호국영령이 계신 곳이기도 하지만 넋들을 기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와 행복을 온전히 느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창녕군 영산 남산호국공원에 발 들여 놓는 순간 깊은 산중에라도 온 양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남산호국공원은 동아시아 국제전쟁(임진왜란) 때 의병장 곽재우 휘하에서 현감 전제 장군을 비롯한 충의 용사들이 일본군을 물리친 전승지입니다. 또한, 3.1만세운동의 중심지였습니다. 더불어 한국전쟁 때는 두 차례에 걸친 북한군의 침공을 격퇴한 전적지이기도 합니다.

 

보물 제564호인 만년교가 먼저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길이 135m, 너비 3m의 무지개다리(홍예, 虹蜺)입니다. 개울 양쪽 자연 암반을 주춧돌을 삼아 반원형 아치 모양의 구조물을 걸친 다리로 다리의 무게가 옆으로 작용하게 한 구조물입니다.

정조 4(1780) 석공 백진기가 만들었고 고종 29(1892) 현감 신관조가 석수 김내경을 시켜 다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만년교를 둘러보고 남산의 품에 안기면 숲속 가운데 하늘 향해 우뚝 솟은 탑이 나옵니다.

동아시아 국제전쟁 충의 용사들의 호국 충혼탑입니다.

주위에 전제 장군 충절사적비가 있습니다.

 

나라를 구하고자 한 수많은 이들의 함성이 들려오는 기분입니다.

물레방아와 영산 현감 비 무리 등을 둘러보고 산속으로 올랐습니다.

 

먼저 용머리를 한 석상이 산으로 올라가는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다시금 붙잡습니다. 언제 누가 여기에 설치한 것인지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단지 출입을 금할 때 사용한 대문 구실의 역할을 하지 않았나 추측할 뿐입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오르자면 초록 물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한 기분입니다.

5분여 가쁜 숨을 고를 무렵 저만치에서 한국전쟁 영산지구 전적비가 우리를 반깁니다.

 

전적비 주위에는 쉬어가기 좋은 쉼터가 있습니다.

영산읍이 한눈에 보이는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파노라마 같은 풍광을 뒤로하면 한국전쟁 당시 부산지역 공격을 위하여 북한군이 막바지 대공세를 펼쳤으나, 국군과 유엔군의 결사 방어로 저지된 격전지 영산지구 전적비 안내판이 나옵니다.

 

안내 글을 읽으면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산화한 전몰장병들에 대한 추모의 마음이 샘솟습니다.

 

걸음을 옮겨 본격적으로 해발 500m가량의 함박산 끝자락인 영산 호국공원 내 남산 마루에 자리한 전적비로 향하자, 전적비에 있는 낙동강을 향해 돌격하는 두 용사의 동상이 당시로 우리를 이끕니다.

 

비문에는 이곳 창녕군 영산은 낙동강의 돌출부로써 1920년 여름 두 차례의 혈전 끝에 북한의 침공을 막아낸 피의 전적지이다. 이곳에서 미 제24사단, 2사단, 해병 제5연대가 보여 준 백전불패의 투혼이 오늘날의 영산을 있게 한 것이니, 여기 거룩한 넋을 추모하여 빛나는 전공을 세계 자유민의 이름으로 기리는 바이다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제단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사이로 하얀 국화가 올려져 있습니다. 또한, 큰 우유 통과 A4 용지에 쓰인 글이 보입니다.

 

顯忠日(현충일) 이역만리 낯선 이곳에서 쓰러져 간 여러분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대한민국이 있음에 감사드리며 명복을 빕니다

 

인근 영산향로당과 영산스포츠(헬스)타운 주민들이 추모한 글인 듯합니다. 덩달아 고개를 숙여 이들의 넋을 기립니다.

 

깊어져 가는 여름, 영산 호국공원에서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도 쉬어가면서 호국영령들에게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도 전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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