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시인 김춘수는 <꽃>이란 시에서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름을 모른다. 그렇다고 그가 내에 하나의 의미가 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내게 보랏빛 아름다운 꽃으로 다가와 내 카메라에 담겨 내 기억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내 일터 화단에 보라빛 물결에 눈이 즐겁고 덕분에 마음마저 상쾌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은 하나의 의미(意味)가 되고 싶다
<꽃>을 읊조리며 김춘수 시인마냥 화단을 왔다갔다...사진 속 보랏빛 꽃 이름을 알면 시인의 노래처럼 의미있는 존재가 될지 모른다. 일터 화단 속에 있는 보랏빛 꽃이라는 긴 말보다 간결하게 아무개 꽃이라고 하면 모두의 머릿 속에 빨리 떠오를지도.
단순명료한 이름보다 어디 사는(?) 어떤 색의 꽃이라고 불리면 또 어떠랴. 이미 보랏빛 당신에게 나는 의미를 두었는데...
728x90
'카메라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샤워한다, 햇살에 (0) | 2012.09.11 |
---|---|
개그맨 김준현씨, 우리는 오늘도 걷는다 (0) | 2012.09.10 |
숟가락 안테나로 하늘과 교신 중 (0) | 2012.09.08 |
압력밥솥의 수증기가 한꺼번에 나오듯 제게 요구합니다... (0) | 2012.09.07 |
책읽는 즐거움은 나이와 무관 (0) | 2012.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