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나들이

네 이름 몰라도 내게 의미로 다가왔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2. 9. 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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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춘수는 <꽃>이란 시에서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름을 모른다. 그렇다고 그가 내에 하나의 의미가 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내게 보랏빛 아름다운 꽃으로 다가와 내 카메라에 담겨 내 기억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내 일터 화단에 보라빛 물결에 눈이 즐겁고 덕분에 마음마저 상쾌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은 하나의 의미(意味)가 되고 싶다

 

 

 

<꽃>을 읊조리며 김춘수 시인마냥 화단을 왔다갔다...사진 속 보랏빛 꽃 이름을 알면 시인의 노래처럼 의미있는 존재가 될지 모른다. 일터 화단 속에 있는 보랏빛 꽃이라는 긴 말보다 간결하게 아무개 꽃이라고 하면 모두의 머릿 속에 빨리 떠오를지도.

단순명료한 이름보다 어디 사는(?) 어떤 색의 꽃이라고 불리면 또 어떠랴. 이미 보랏빛 당신에게 나는 의미를 두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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