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나들이

죽은 자식 불알을 붙잡고 있었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2. 5. 1. 23:24
728x90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

바로 내가 그짝이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도 없는데 미련을 가지고 뒤늦게 막걸리를 영양제라고 부었다.

 

 

살아 생전 녀석은 내게 커피 한잔을 마시며 내 시름을, 내 땀을 훔쳐가는 벗이었다.

 

 

내가 근무하는 요양원 2층 복도에서 나와 함께 햇살에 샤워했고 내 페이스북을 장식하기도 했다. 불과 10여 일 전이다.

(종이컵에 키우는 소나무 참조 http://blog.daum.net/haechansol71/270)

 

 

이제는 녀석을 놓았다.

제발 살아나라며 해따라 동으로 난 창에 놓기도 하고 남으로, 서쪽으로 이 녀석을 옮겨주었다. 아래쪽부터 바싹바싹 말라 붉은 색을 드리우더니 위까지 말라온 기색에 내 입술과 마음도 메말랐다. 후회하고 미련이 남는다. 왜 옮겨 심을 때부터 조심하지 않았는가부터 작은 종이컵을 버리고 빨리 화분에 옮겨심지 등등 온갖 후회가 거대한 쓰나미처럼 밀려와 내머리를 때렸다.

오늘 죽은 자식을 보냈다. 다시 흙으로 돌아가라고 요양원 2층 휴게실내 화단에 부었다. 기름에 튀긴 듯 앙상한 녀석도 흙 속에 파묻혀 거름으로 거듭나라 빌었다.

 

오월의 첫날, 나는 그만 녀석을 놓았다. 녀석에 대한 나의 후회와 미련을 버렸다.

 

 

요양원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화단에서 둥굴레를 옮겨 심었다. 둥굴레는 정력이 쇠약한 증상에 내복하면 즐거움이 오래 가고, 늙고 허약한 사람의 기운을 도우며 수명을 길게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예부터 신선들이 먹는 밥이란 뜻의 선인반(仙人飯)이라고 한다. 일종의 자양강장제라고 할 수 있다. ‘식물 박카스라 부를 수 있다.

 

 

아무쪼록 이 둥굴레가 내게 박카스처럼 기운을 돋구길 바란다. 더불어 내가 근무하는 이곳 성심원 어르신들께도  기운이 함께해서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