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나들이

지리산둘레길, 마을사람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2. 4.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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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에 오늘도 사람들은 걷는다. 마치 걷는게 삶의 전부인양.

걷기 열풍과 함께 제주도의 올레길은 이미 성지가 되었고 지리산 둘레길은 이제 새로운 순례길로 떠오르고 있다.

그저 모든게 아름다운 풍경일 뿐인 지나가는 둘레길사람들은 모른다. 지나는 마을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지리산둘레길 제6코스(수철-어천)가 지나는 '바람이 불어오는 마을'사람들은 4월28일 오후, 따스한 햇볕에 아니 하늘이 주신 비타민D를 온몸으로 받아들아며 삶의 활력을 얻고 있었다.

("호동이는 언제오노?" 참조 http://blog.daum.net/haechansol71/213)

 

 

'그대는 나의 첫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진달래(사진 왼쪽이 진달래,오른쪽이 철쭉). 진달래는 철쭉에 비해 참꽃이라 불렀다. '먹거리가 부족하던 시절, 뒷산에 지천으로 피어 한입 가득 따서 물고 허기를 달랬던 진달래를 사람들은 참꽃이라 부르고 비슷하게 생겼으나 먹을 수 없는 철쭉은 개꽃이라 불렀다.'(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우리나무 백가지-현암사出)

둘레길, 그 정해진 길로만 가는 사람들에게는 이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한다'는데 알지 못한 둘레꾼들은 이정표만 따라 마을 앞을 지나간다. 마을 앞으로 지나는 둘레길에서 살짝 벗어나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마을에는 시원한 정자도 있다. 정자에서 가까운 곳에는 성모상이 있다. (좀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성당이며 각종 가톨릭성물을 만날 수 있다.) 초록빛을 한껏 자랑하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다. 은행나무의 그늘은 시원하다. 은행나무 밑에 평상처럼 쉽게 앉아 쉴 수 있도록 나무테크가 있다.

오늘도 이곳에서는 마을 어르신들이 남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이야기꽃을 피운다. 자원봉사자 대학생도 이분들의 대화에 끼여 바람을 이야기 했다.

 

 

자원봉사자 대학생이 팔순이 넘은 할머니를 꽃으로 단장을 했따. 손에는 아름다운 옛추억'꽃반지'가 끼워졌고 머리에는 할머니의 소담한 인상을 닮은 꽃이 비녀처럼 꽂혔다. 할머니 얼굴은 깊은 고랑처럼 패였지만 노랗고 하얀 꽃들이 있어 꽃밭처럼 화사하다.

 

 

은행나무 아래 평상(나무테크_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연두빛 가득.

정해진 길을 잠시 벗어나면 마을 사람들이 보이고 떄로는 근처 매점에서 온몸을 시리게 만들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 달고 단 아이스크림보다 더 솔깃한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도 문득 들을 수 있을 지 모른다. '울지마 톤즈'의 故 이태석 신부님이 그립다면 더욱 마을으로 들어와야한다. 이태석 신부님보다 더 일찍부터 우리나라 한센인 마을에 들어와 함께 살고 있는 푸른눈을 가진 스페인에서 오신 유의배 알로이시오 신부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마저 평안하게 만드는 유 신부님의 해맑은 웃음도 직접 들을 수 있다.

 

이정표가 정해진 그길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마을 속내를 들여다 보는 즐거움은 둘레길 걷는 몇 곱절의 기쁨이 묻어나게 한다.  다람쥐 체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삶의 여유를 가지려고 떠난 둘레길이라면 잠시 정해진 길을 벗어나보자.

벗어난 길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마을'사람들은 만나거든 그분들의 '바람'을 여쭤보자. 어디에서 어디로 불어오는 바람인지 온몸으로 느껴보자. 마을 어르신들이 낯선 사람, 경계한다며 혹시나 근무하고 있는 '해찬솔'(http://www.facebook.com/#!/haechansol)을 찾아보자. 이것도 인연이라고 물 한잔 대접하며 지난한 삶을 살아온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살며시 들려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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