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잔소리?회초리?,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게 뭘까요?"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09. 3. 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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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와 회초리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뭔지 아세요?”

'내 아이와 친해지려면'이라는 교육강좌에서 강사 장미연 청소년폭력에방재단 진주ㆍ사천지부장 씨가 참석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정답은 잔소리. 잔소리는 회초리보다 무서운 독약이라고 한다.

 

3월26일 저녁, 진주농민회관에서 진주여성농업인센터 주관으로 마련한 좋은 부모 되기 교육 강좌의 하나로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가한 14명 중 남자는 나를 포함해 3명이다. 2명은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참석했고 나는 혼자 참석했다. 같은 시간 아내는 근무 중이었다.

남자가 3명인 까닭에 강사의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이런 종류의 강좌 등에는 남성의 희소가치가 높다. 사실 이날은 남성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 그나마 낫다.

 

'잔소리' 나는 별로 안 한다고 ‘착각’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부모를 비롯한 선생님과 여러분들에게 다양하게 포장된 잔소리를 받는다. 적잖은 스트레스다. 맞는 말이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어렸을 때 무수히 많은 걱정과 염려라는 포장 속에서 잔소리를 듣고 자랐다. 

 

내가 커서 어른이 되면 나는 절대로 잔소리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기억이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데 칭찬에 인색했고 칭찬하는 방법에 서툰 게 사실이다. 또한 칭찬을 받으면 괜시레 놀리는 게 아닌가 오히려 의구심을 가진 적도 있다.

잔소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내가 받고 싶은 칭찬을 생각해보란다. 아이들은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는데 비단 아이들만 그럴까? 단점은 찾기 쉬운데 장점 찾기가 어렵고 낯선 환경.

 

강사는 5분 동안 내 자신의 장점을 5가지 찾아보라고 했다. 옆에 앉은 여성 한 분은 힐긋 메모하는 나를 보더니 놀란다. 내가 장점을 술술 적고 5가지보다 더 많이 적기에 적잖이 놀란 모양이다.

1. 동영상 촬영을 잘한다.
2. 사진을 좋아하고 잘 찍는다.
3. 글도 잘 쓴다.
4. 여행을 좋아하고 놀러갈 기획도 잘 한다.
5. 부부가 싸워도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
6. 거울보고 웃는 연습을 잘한다. (사실 나는 무뚝뚝함의 극치인데 거울만 보면 웃는다는 다짐 속에 웃는 것은 자연스럽다. 마치 배우가 연기하듯...)
7. 글씨(필체)를 잘 쓴다.
8. 맥주를 맛있게 마신다. (소주는 싫어한다. 1년에 정말 한 두 번 마실까.)
9. 서점에서 쇼핑을 잘 한다. 눈으로도 잘하지만 한 달에 가족을 위해 10만 원 가량 도서 구입에 나름 투자한다. 가족이 5명이지만 아이들 책이 상대적으로 싼 편이라 한 권 이상씩 구입할 수 있다.
10. ‘아내’라는 호칭을 제대로 사용한다. 참석한 분들을 보면 배우자를 지칭할 때 와이프, 신랑, 집사람 등을 사용하지만 나는 분명 ‘아내’라는 호칭을 명확하게 사용한다.

 

그러고 보니 나 자신은 장점이 더 많다. 단지 장점은 아주 거창해야하는 듯 착각하고 살기 때문에 잊고 있었다. 또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잘난척’하는 게 아니라 ‘겸손’을 미덕으로 살아온 까닭에 나 자신을 드러내는데 소홀했다.

 

칭찬도 습관.

행복도 습관이다.

 

일요일마다 ‘가족 칭찬대회’를 열어볼 참이다. 1주일동안 자기 자신의 잘 한 것을 적어 겨뤄보고 싶다. 가족에게 발표할 시간을 가져보자고 다짐한 ‘좋은 부모 되기’ 교육이다.
부모도 이른바 취직을 위해 ‘스펙’을 쌓듯 교육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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