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숲에서 비우고 채우다-숲 멍 명소, 월아산 숲속의 진주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1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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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으로 물들었던 온 세상이 이제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더니 어느새 우리와 이별을 고하려 합니다. 새해 인사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벌써 한해를 갈무리할 무렵입니다. 올 한해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을 위해 선물을 주기로 했습니다. 숲이 주는 가장 큰 힐링을 찾아 월아산 숲속의 진주로 향했습니다.

숲속의 진주에 들어서자 이미 하늘은 짙푸른 빛으로 우리를 싱그럽게 맞이합니다.

우리를 감싼 숲은 온통 붉고 노란빛으로 새 단장을 한 듯합니다.

목재문화체험장 근처에 차를 세우고 뒤편으로 향했습니다.

숲속으로 가는 길 좌우에는 차나무가 심어져 늘 푸른 잎으로 청사초롱을 밝히며 반기듯 우리를 환영합니다.

갈참나무가 이름표를 내걸고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어제를 후회하지도 내일을 겁내지도 않기를’

나무 사이로 얼굴을 간지럽히듯 바람이 들고납니다. 숨바꼭질하는 양 바람이 들고 나는 덕분에 걸음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흙길이 딱딱하게 굳었던 일상 속 근육을 스르륵 풀어줍니다. 바쁜 일상 속 조급함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라고 숲속의 나무들이 손짓합니다.

바스락바스락~
한 걸음 두 걸음 옮길 적마다 낙엽의 노랫소리가 흥겹습니다. 상쾌한 기분에 취했는지 나도 모르게 프랑스 시인 구르몽의 '낙엽'이 절로 읊어집니다.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이 뒹구는 숲길, 깊어져 가는 가을을 여기서 만납니다.

숲길은 어디를 걸어도 넉넉합니다. 그러다 걸음은 해먹에 멈췄습니다. 육중한 몸을 뉘었습니다.

바람이 해먹을 흔들흔들. 누워서 바라보는 숲속의 풍경이 아늑합니다.

그물침대에서 멍을 때립니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인사를 건네는 햇살과 인사를 나눕니다. 덩달아 온몸에 평화가 깃듭니다.

일상 속 찌꺼기를 모두 비운 듯 몸이 개운합니다. 다시금 숲속을 거닙니다. 곳곳에 쉬어가기 좋은 넑적한 돌들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그러다 움막에 이르렀습니다. 허리를 한껏 숙이고 들어갑니다. 숲속은 순간 음 소거된 듯 고요합니다. 

움막을 나와 나무 의자에 엉덩이를 깔고 앉습니다. 가져간 캔 커피를 마십니다. 바람이 한 스푼, 숲속의 맑은 기운이 두 스푼 들어와 커피는 더욱 달곰합니다.

느릿느릿 감상하며 걸어도 숲속의 진주 숲길은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일상 속 묵은 때를 씻기 좋습니다. 싱그러운 나무 향기 덕분에 상쾌한 기분으로 가득 채웁니다. 일상 속 시름은 다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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