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가을이 흠씬 배여 있는 창원 마산국화축제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11. 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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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흠씬 배여 있는 창원 마산국화축제

 

어디로 떠난들 후회 없는 요즘입니다. 들썩이는 엉덩이를 핑계로 가을이 내리는 자리로 향했습니다. 가을이 흠씬 배여 있는 창원 마산국화축제장이 그곳입니다.

 

마산항 제2부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자 바다 냄새와 국향이 코끝으로 들어와 가슴으로 꾹꾹 눌러져 담깁니다.


주차장에서 축제장까지 걸어가는 5분 여 거리는 국향과 바다의 내음이 흩뿌려져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축제장에 들어서자 황금물결이 와락 품에 안깁니다. 노란 국화들이 끝없이 펼쳐져 두 눈에 다 담지 못할 지경입니다. 이곳을 찾은 이들 모두가 두 눈에 담고도 넘치는 풍광을 카메라에 담기 바쁩니다.

 

정말 느린 우체통이 걸음을 세웁니다. 2년 후에 도착할 편지라고 합니다. 국화의 노란 빛은 걸음을 느리게 하고 시간 사치를 누리게 합니다.

 


바다 쪽으로 난 부두 한쪽에 마련된 축제장의 기다란 길을 온통 농익은 가을이 내린 빛으로 가득합니다. 이순신 장군이 저만치에서 걸음을 세웁니다.


   

<이순신 장군에게 배우는 인생수첩>이라는 높이 6.5m의 작품입니다. “~머리가 나쁘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첫 시험에서 낙방하고 서른둘의 늦은 나이에야 겨우 과거에 급제했다.~” 장군께 배우는 소중한 교훈이 작품 뒤편에서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뒤편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캐릭터와 공룡 등이 국화 속에서 향긋향긋 가을 냄새를 풍깁니다.

 

국향에 취했을까요.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갑니다. 들어서자 잔잔한 음악이 함께합니다. 비우고 나자 국화의 물결을 더욱더 채우러 나서기 좋습니다.

 

축제장 옆 바닷가에 등이 띄워져 있습니다. 바닷가와 나란히 한 국화 사이를 사람들이 물고기 때처럼 오갑니다.


걸음은 NC다이노스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거침없이 가즈아~!”

 

걸음은 또다시 딱 좋은 데이무학소주병 국화조형물 앞에서 멈춥니다. 국화주를 마신듯 입안에 국향이 스멀스멀 퍼지는 기분입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선 소주병 모양의 국화 작품처럼 딱 좋은 데이입니다.

 

국화전망대에 올랐습니다. 푸른 하늘과 국화 축제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마음이 탁 트입니다.


일상의 묵은 찌꺼기는 날아가 버리고 가을 냄새와 빛으로 몸과 마음을 채웁니다. 마치 단잠을 자고 난 듯 개운합니다.

 

하트 모양의 국화는 마치 하늘로 올라갈 날개를 닮았습니다. 지금 축제장을 거니는 기분처럼 붕붕 떠다니는 느낌입니다.

용 두 마리의 기운도 얻습니다.


등용문을 지나 3.15의거 60주년 기념탑 국화 작품 곁으로 다가섭니다. 이곳은 창원의 역사와 문화를 국화로 표현한 셈입니다.

 

저만치 황금돼지 가족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괜스레 복권을 사야지 하는 마음마저 들게 합니다.

 

사랑의 발자취라는 국화 터널을 지납니다. 온몸에 국향으로 샤워하는 기분입니다. 소원을 적은 쪽지들이 국화 아래 흔들흔들 춤춥니다.

 

괭이갈매기를 형상화한 <창원의 원대한 비상>를 지나자 덩달아 한껏 꿈을 향해 내딛는 기분입니다. 국화 화훼 전시관에서 국화 분재를 구경합니다. 전시관 뒤편에 아이들이 왔다면 좋아할 놀이터가 보입니다.

 

바람과 햇살이 키운 국화에 가을이 내려앉았습니다. 코끝으로 스며와 가슴속까지 파고드는 깊고 향긋한 국향에 이 농익어가는 가을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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