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사천여행, 사천 학촌마을 고려 현종 부자 상봉길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3.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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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랑이가 피듯 떠오르는 기억을 따라 싱그럽게 걷는 길


 


고려 제8대 현종 부자 상봉길에 있는 학촌마을

 

스치는 바람이 한결 부드럽고 햇볕은 따스합니다. 이맘때면 기억 저편 아지랑이가 피듯 떠오르는 기억은 곁을 떠난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그리운 기억이 소록소록 묻어나는 길이 사천에 있습니다.

 


사천 학촌마을 앞 사천강

 

정동면 소재지를 지나 고성 쪽으로 향하다 학촌교차로에서 학촌마을로 접어들었습니다.

 


사천 학촌마을 입구

 

사천강을 가로지른 학촌교를 지나 마을 입구로 들어서자 효도하는 새로 알려진 까마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사천 고려 8대 임금 현종 부자 상봉길이 지나는 학촌마을에 들어서자 효도하는 새로 알려진 까마귀가 먼저 반긴다.

 

다리를 건너자 고려 8대 임금 현종 부자 상봉길 안내판이 나옵니다.

 


사천 학촌마을 입구에 있는 고려 8대 임금 현종 부자 상봉길 안내판

 

992년 고려 태조 왕건의 8번째 아들인 욱이 사수현(현재의 사천 사남면)으로 귀양을 와 살았다. 당시 욱은 고려 5대왕 경종의 왕비 황보 씨와 정을 통해 아들을 낳았다. 어미는 아들을 낳고 바로 숨을 거두고 아비인 욱은 사남으로 귀양을 온 것이다.

 


사천 학촌마을

 

아비와 떨어져 보모가 손에서 자라는 아이를 안타까이 여긴 성종이 아이를 아버지가 있는 사천 땅으로 보냈다. 그러나 아버지와 함께 살지는 못하게 했다. 아이는 정동면 장산리 대산마을 배방사에 거주하게 했다. 욱은 매일같이 정동면 배방산을 찾아가 아들 순을 찾았다. 아들을 남겨두고 돌아오며 눈물을 흘리며 아들 사는 배방사를 돌아보던 곳이 지금의 정동면 학촌리 고개를 고자봉(顧子峰-아들을 되돌아보다)이라 하고 이 마을을 고자실 이라 불렀다.

 


사천 학촌마을은 고려 8대 임금 현종 부자 상봉길이 지난다.

 

귀양 온 지 4년 만에 욱은 세상을 떠난다. 아들 순은 사천에서 4년을 살다가 6살 되던 해 개성으로 올라가 1009년 왕위에 오르니 고려 8대 임금 현종이다.

 


사천 학촌마을은 고려 8대 임금 현종 부자 상봉 벽화로 유명하지만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은 벽화와 품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안내판을 읽으며 마을 속으로 들어가자 햇살이 얼굴을 간지럽히듯 따사롭게 어루만집니다. 나무들이 싱그러운 민낯으로 하늘 향해 서 있습니다.

 


사천 학촌마을 담장에 그려진 벽화는 그 자체가 수묵담채화다.

 

담장 너머로 우뚝 선 나무 곁 하얀 벽면에 기와 한 채와 나무가 그려진 벽화는 그 자체가 수묵담채화입니다. 그림으로 들어가는지 마을 속을 거니는지 착각할 정도입니다.

 


사천 학촌마을에는 고려 8대 임금 현종 부자 상봉 내용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아버지 욱이 아들 순을 들어 올려 환하게 서로 웃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걸음도 상쾌합니다. 곳곳에 그려진 부자 상봉길 관련 벽화는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합니다.

 


고려 8대 임금 현종 부자 상봉 내용이 벽화로 그려진 사천 학촌마을에서 현종이 어릴 적 쓴 시를 읊조리면 용의 기운이 몸 안 퍼지는 기분이다.

 

작디작은 꽃뱀 새끼가 난간에 올랐구나/ 온몸은 비단 같고 반점은 아름답다/ 이 작은 꽃뱀도 숲에만 살 것이라 말하지 말라/ 때가 오면 하루에 용이 되어 하늘에 오를 것을.//”

 


사천 학촌마을을 지나는 작은 개울에 비친 햇살이 보석 알갱이처럼 영롱하게 퍼진다.

 

고려 현종이 배방사에 거주하던 어린 시절에 지은 시를 조용히 읊조립니다. 마치 용의 기운을 품은 듯 몸속에 에너지가 가득해지는 기분입니다.

 


고려 현종 부자 상봉길이 지나는 사천 학촌마을에는 곳곳에 이정표가 서 있다. 길 잃을까 걱정하는 부모 마음을 담은 듯하다.

 

작은 도랑을 따라 걷습니다. 개울에 비친 햇살이 보석 알갱이처럼 퍼집니다. 걸음은 더 가볍고 마음은 더욱더 정갈해집니다. 고자정 1.5km, 능화마을 입구 4km, 안종 능지 2km 마을 곳곳의 이정표는 길 잃을까 걱정하는 부모 마음을 담은 듯 자세합니다.

 


사천 학촌마을 담벼락에서 햇살 샤워 중인 고양이.

 

이정표 너머로 그런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햇살에 샤워하는 중이었는지 볕이 드는 담벼락 위에 앉은 모양새가 평화롭습니다.

 


사천 학촌마을에서 만난 봄까치꽃은 소리 없이 다가선 봄소식을 전한다.

 

고양이를 품은 담벼락을 지나자 하얀 매화가 저만치에서 이미 농익는 봄을 알립니다. 봄을 알리는 매화 아래에는 봄까치꽃(개불알풀꽃)이 소리 없이 다가선 봄소식을 전합니다.

 


사천 학촌마을에서 만난 매화는 이미 성큼 우리 곁에 다가선 봄을 느끼게 한다.

 

대문에 그려진 나비가 그림 속을 나와 내가 된 것인지⸱⸱⸱. 그림으로 들어가 나비된 양 마을을 거니는 내내 몸과 마음은 봄기운으로 가득합니다.

 


사천 학촌마을 나비 벽화. 그림으로 들어가 나비된 양 싱그럽게 마을을 거닐었다.

 

부자 상봉길에서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걸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하고 소풍 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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