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사자 네 마리가 탑을 떠받치는 보기 드문 양식의 함안 주리사지 사자석탑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12. 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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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익어가면 종종거리던 마음에도 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이면 유독 길 떠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솟구친다. 어디로 가도 예쁜 계절이지만 우리나라에 보기 드문 탑의 형식을 하는 함안 주리사지 석탑을 찾아 함안군 함안면으로 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사자가 탑을 떠받치는 양식을 한 함안 주리사지사자석탑이 함안면 함성중학교 교문 바로 옆에 있다.

 

절간처럼 고요하다. 오가는 이도 거의 없다. 차도 드문드문 다닌다. 함안면 소재지는 산중처럼 조용하다. 작은 소읍이 주는 평온함이 밀려온다.

 


함안면 소재지는 절간처럼 고요하다. 작은 소읍이 주는 평온함이 가득하다.

 

인근 함성중학교로 걸음을 옮겼다. 입구에서부터 함안 주리사지 사자석탑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서 있다.

 


함안면 함성중학교 입구

 

교문 옆에는 인근 초등학교 담벼락을 등지고 공덕비들이 나란히 서 있다. 바로 옆에 주리사지 사자석탑이 나온다.

 


함안면 함성중학교 내에 있는 공덕비들.

 

함안 주리사지 사자석탑(咸安主吏寺址獅子石塔)

경상남도 함안군 함안면 함안대로 105-2 (북촌리 1002-3) 함성중학교 내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8. 남북국시대(통일신라) 석탑.

탑 높이 130cm, 사자 높이 70cm 



함안면 함성중학교 내에 있는 주리사지 사자석탑

 

주리사지 사자석탑은 원래 여항면 주서리 좌촌 여항산에 있었다가 일본 제국주의 강제 점령기에 여기 면사무소 왔다가 8·15광복 후 현재의 함성중학교로 옮겨 온 것이다. 사자석탑은 뒤편의 은행나무와 키 재기를 하듯 하늘 향해 우뚝 서 있는데 정확한 건립 연대를 알 수 없다. 남북국시대(통일신라) 때 석탑 양식으로 추정하고 있다.



함안 주리사지 사자석탑에는 네 마리 사자가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로 등을 맞댄 채 앞으로 앞을 보고 앉아 있다.

 

기단(基壇)에 네 마리의 사자를 배치해 여느 석탑과 다른 독특한 모습을 한다. 국내에는 여기 외에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국보 35), 금장암 사자탑(金藏庵獅子塔:북한국보급 45), 사자빈신사지석탑(獅子頻迅寺址石塔:보물 94)이 있다. 이러한 양식은 드문 사례라고 한다.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로 등을 맞댄 채 앞으로 앞을 보고 앉아 있는 사자의 이빨을 드러내며 앙다문 모습이 무섭지 않고 정겹다.

 


함안 주리사지 사자석탑 탑신의 각 몸돌에는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이 표현되고 지붕돌은 네 귀퉁이에 치켜올림이 있다.

 

탑신의 각 몸돌에는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이 표현되고 지붕돌은 네 귀퉁이에 치켜올림이 있다. 천 년 전 신라인들의 바람을 떠올리며 눈을 감고 합장을 올렸다. 신라인들의 기도 소리가 은은하게 흩날리는 기분이다.

 

뒤로 물러난 다시금 석탑 주위를 둘러보는데 황금빛 은행나무가 바람결에 춤을 춘다. 한들한들 바람 한 점에 제 몸의 황금을 날려 보낸다.

 


함안면 함성중학교 내 은행나무가 바람결에 춤을 추며 제 몸의 황금을 날려 보낸다.

 

덩달아 나 역시 바람 한 점에 묵은내를 얹어 날렸다. 부질없는 속세의 번뇌가 저만치 날아가 버린다. 은행나무 곁에는 아무런 안내판 없는 탑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함안면 함성중학교에는 주리사지 사자석탑 말고도 안내판이 없는 탑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탑을 요모조모 둘러보고 물러 나와 바로 뒤편에 있는 서촌공원으로 향했다. 농익은 가을이 느티나무에 맺혀있다.

 


함안면 함성중학교와 붙어 있는 서촌공원

 

아늑한 풍광이 시린 마음에 위로의 말을 건넨다. 지친 일상 접고 넉넉한 쉼의 여유를 누린 하루다.



함안면 서촌공원의 느티나무에 농익은 가을이 내려앉았다. 아늑한 풍광이 시린 마음에 위로의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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