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아라가야 역사 담은 타임캡슐 속으로 떠나는 길- 함안 말이산고분군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12. 2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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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짙게 드리웠다. 겨우 형체만 보일 뿐. 현재 시각 오전 9, 너무 이른 시각에 찾았을까. 안개 속 함안 말이산 고분군(咸安 末伊山 古墳群)은 마치 지금의 아라가야에 관한 우리의 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咸安 末伊山 古墳群)

 

잊힌 제국등과 같이 신비롭게 등장하는 가야 중에서도 김해나 고령이 아니라 함안지역은 아라가야의 중심지다.

 


안개에 둘러싸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사적 제515호인 고분군은 함안천과 광정천에 둘러싸인 해발 50m 정도의 낮은 구릉 능선의 정상부를 따라 56세에 만들어진 무덤들이다.

아라가야 왕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37기의 대형 고분들이 높은 곳에 열을 지어 위치하여 있는 이 고분군은 일제 강점기 때 처음 조사되었는데, 당시 34호분(4호분)은 봉토의 지름이 39.3m, 높이가 9.7m나 되는 큰 규모의 무덤이었다. 최근에는 8호분 조사를 통해 다섯 사람의 순장 인골이 확인되었다.

 

고분군을 찾는 가장 쉬운 길은 함안군청과 함안박물관을 거쳐 오르는 길이다. 물론 가야읍 내 어디에서 올라도 좋다. 함안박물관에 들러 아라가야와 고분군에 관한 공부를 하면 더 좋다.

 


함안박물관

 

함안박물관

함안군 가야읍 고분길153-31(전화번호 055-580-3901)

200310월에 개관한 함안박물관은 대여유물 140여 점과 기증ㆍ기탁유물 1,000여 점 등 총 1,140여 점의 유물들을 전시, 수장하고 있다.


불꽃무늬 토기를 본뜻 건물이 인상적인 함안박물관 밖에서 고인돌을 비롯해 여기에서 출토된 수레바퀴 토기를 확대한 조형물을 둘러보고 박물관 뒤편 산책로를 따라 옛 무덤 속으로 걸었다.



함안박물관 야외에 전시 중인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된 수레바퀴 토기를 확대한 조형물

 

안개가 드리운 고분군은 서정적 풍경 속으로 녹아들게 한다. 하늘에 해는 머리 위에 떠 있지만, 햇살이 우리에게 오기 전에 주위에 퍼진다. 안개 속이지만 산책로는 잘 갖춰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뒷동산의 산책로 같다.

 


안개가 드리운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서정적 풍경 속으로 녹아들게 한다.

 

고분군을 걷는 요령은 없다. 그저 발길 닿는 곳으로 향하면 그만이다. 천천히 걷다 보면 길 따라 울퉁불퉁 솟은 고분이 고즈넉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걷는 동안 주위 풍광에 정이 든다. 푸근하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안개 속이지만 산책로는 잘 갖춰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뒷동산의 산책로 같다.

 

매장 문화재 발굴 조사가 한창이다. 이미 조사를 끝낸 곳도 있고 너머에는 발굴 중이다. 고분군은 일본 제국주의 강제 점령기 때 처음 조사(4호분)가 이루어졌는데 봉토의 지름이 39.3m, 높이가 9.7m나 되는 큰 규모의 무덤이었다. 조만간 들어설 고분군 전시관에서 유물을 만날 생각에 벌써 설렌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매장 문화재 발굴 조사가 한창이다.

 

고대 함안 지역에 존재했던 아라가야는 남쪽으로 바다와 접해 일찍부터 금관가야와 함께 일본과 왕래가 잦았다고 한다. 말이산고분군은 아라가야의 국세가 얼마나 강대했는지를 일러준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바라본 가야읍

 

정상부에 이르자 읍내가 보인다. 죽은 자들의 집 앞에 산 자가 섰다. 옛날과 오늘이 아무렇지 않게 살아있는 풍경이다.

 

작은 동산 같이 봉긋 솟은 봉분 앞에서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물결치듯 이어지는 고분군의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햇살이 미끄럼 타듯 내려온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의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햇살이 미끄럼 타듯 내려온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한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를 흉내 내듯 눈을 감고 공기를 들이마시며 지난 시간을 떠올린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을 거니는 길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는 길이다.

 

꿈속을 거니는 기분이다. 느티나무 아래 긴 의자에 앉았다. 가져가 마시는 캔커피마저 주위 풍경에 녹아 달곰하다. 마음마저 씻어주는 시원한 풍경이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마음마저 씻어주는 시원한 풍경이 함께한다.

 

나뭇가지 끝에 이슬이 맺혔다. 보석이 따로 없다. 고분군을 거니는 길은 소나무도 대나무도 만난다. 모두가 정겨운 바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마에 맺힌 땀을 시원하게 닦아준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나뭇가지에 맺힌 이슬이 보석처럼 빛난다.

 

함안 말이산고분군을 찾는 걸음은 발길 가든 대로 걷는 길이다. 시골의 정취를 만끽하며 머나먼 우리 조상을 떠올리며 걷는 길이다. 아라가야의 역사가 담긴 타임캡슐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길이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역사가 담긴 타임캡슐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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