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바다의 넉넉한 품이 함께하는 해안 길-하동 남해대교와 노량대교 사이 해안길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12. 19.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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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있으면 겨울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동이다. 훅 가버릴 가을,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떨어져 쌀쌀하지만, 낮 동안은 어디로 가도 아름다운 계절이다. 자연이 주는 소박한 즐거움을 느끼러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를 찾았다.

 


남해대교 아래로 들어가는 하동 구노량마을 해안길

 

하동 진교나들목을 나와 금오산을 둘러 남해대교로 향하는 길은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남해대교와 노량대교 뒤편에는 하동 금오산에 가을이 내려앉았다.

 

노량의 바다가 모습을 드러내자 바다는 호수처럼 반짝반짝 알은체를 하며 반긴다.

 


남해대교와 노량대교가 가로지는 노량바다는 호수처럼 고요하고 잔잔하다.

 

은가루를 부려놓은 듯 고운 바다를 어선 한 척이 가로질러 가자 은빛 물결이 뛰어간다. 그 뒤를 이어 다시 한 척의 배가 천천히 지나자 갈매기들이 뒤따른다.

 


호수같이 잔잔하고 맑은 노량 바다를 한 척의 배가 천천히 지나자 갈매기들이 뒤따른다.

 

 

구 노량마을에서 남해대교 아래로 다가서자 남해노량대교가 마치 형제처럼 함께 다가선다.

 


하동 구 노량마을에서 바라본 남해대교와 노량대교

 

옥빛 하늘을 품은 바다는 쪽빛으로 화답한다. 바다와 하늘 덕분에 내 마음도 덩달아 푸르게 푸르게 물든다.

 


하동 남해대교 아래에서 바라보면 옥빛 하늘을 품은 바다는 쪽빛으로 화답한다.

 

남해대교 아래에서 마을 위쪽으로 걸어가자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노량바다를 향해 당당하게 동상으로 서 있다.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 마지막 격전지였던 노량해전의 무대였던 바다를 향해 마지막 일전을 독려하는 모양새다.

 


하동 구 노량마을, 남해대교 아래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


뒤편에 <이슬 유배>라 적힌 안내판이 나온다. 과거 남해섬으로 유배 가는 유배객의 나루터였다고 안내한다. 유배당해 가는 사람들의 눈에 나룻배에 부딪히는 물방울이 이슬방울로 보였다고 붙여진 마을 이름 노량이라고 한다.

 


하동 구 노량마을 남해대교 아래는 과거 남해섬으로 유배 가는 유배객의 나루터였다.

 

죽음을 겨우 면하고 가족과 고향을 등져 서울에서 천 리가 넘는 머나먼 길로 유배당해 오는 이의 마음이 어찌 눈가에 이슬처럼 맺히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지금은 옛 유배객의 심정이 어떠했는지 미루어 짐작하기는 어렵다.

 


남해섬으로 유배당해 가는 사람들의 눈에 나룻배에 부딪히는 물방울이 이슬방울로 보였다고 붙여진 마을 이름 노량이라고 한다. 현재의 하동 구노량마을에서는 바다를 가로지른 남해노량대교 두 다리의 웅장한 모습은 사람들의 눈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는다.

 

오늘날의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는 이제 더는 남해군을 섬이 아닌 뭍으로 이어붙였다. 바다를 가로지른 두 다리의 웅장한 모습은 사람들의 눈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을 담벼락 등에는 이슬보다 고운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돌고래와 입 맞추는 아이의 그림은 마치 내가 바닷속을 거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위의 벽화 속을 사부작사부작 거닐자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을 씻어간다.

 


하동 구 노량마을 남해대교 아래에 있는 벽화

 

남해대교 밑에서 노량대교로 가는 바닷길은 강태공들로 가득하다. 햇살을 받아 안으며 낚싯대를 휘리릭 휘두르는 모습이 마치 검객 같다. 그런 강태공 주위를 바다는 말없이 품는다.

 

맑고 개운한 바람이 발걸음 가볍게 한다. 다리 아래에서 노량의 풍경과 가을바람을 한껏 즐기며 거닌다. 모든 풍경이 청량하다. 청아하고 명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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