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예쁜 사람 손 잡고 매화꽃 보러 가기 좋은 곳 - 하동 먹점골 매화축제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3.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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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오는 바람결에 설핏설핏 봄이 묻어온다. 봄인가 싶으면 섬진강을 매화로 하얗게 물들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섬진강 바람은 가슴을 뻥 뚫어준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광양 매화축제가 열리는 날, 하동군 먹점골에서도 매화축제가 열린다. 하동읍을 지나 화개장터 쪽으로 가다 악양과 경계를 이루는 곳에 흥룡리 먹점마을이 있다.

 

들어서는 입구인 19번 국도변 흥룡마을에서부터 주위는 온통 흰쌀을 뿌려놓은 듯 하얗다. 꽃 멀미가 나서 숨이 멎을 지경이다.

 

산길을 따라 30분 걸어 올라가면 길가에서 반기는 수양매화가 어서 오라고 반긴다.

해발 400m에 자리한 전형적인 산골 마을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 심하다.

 

자연이 빚은 멋진 바위가 예술품인양 걸음을 세운다. 지나는 바람은 봄을 가득 머금고 흘리는 땀을 훔쳐간다.

 

마을 회관 앞에는 매실을 재료로 만든 매실 비빔밥 뷔페를 비롯해 매실 에이드, 가래떡, 아이스크림, 팝콘 등 풍성한 먹을거리도 즐길 수 있는 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매실 진액, 매실 장아찌, 된장 등 마을특산품 전시·판매장과 취나물, 고사리 등을 어르신들이 직접 판매하는 '할매 보따리 장터'도 마련된다고 한다.

 

축제의 주인공인 5의 매실 밭에 심어진 홍매·청매 35000여 그루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다. 그윽한 매향은 이달 25일 전후가 되어야 한껏 뿜어나올 듯하다.

 

아쉬움은 마을회관 주위에 심어진 하얀 이베리스가 달래준다. 이베리스의 위안을 받아 마을 주변 둘레길을 걸었다. 드문드문 팝콘처럼 피어난 매화에 눈길을 주고 사진을 찍는다.

어제 내린 빗방울을 머금은 가지에서 다가올 봄의 향연이 묻어 있다.

 

너무 일찍 찾아와 만개한 먹점골 매화를 보지 못 했지만 여린 꽃그늘 아래 매화 향기에 취했다.

흐르는 물소리에 장단 맞추듯 걷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만으로도 봄을 느낄 수 있다.

 

나 찾다가 / 텃밭에 /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 섬진강 봄물을 따라 /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

 

김용택 시인의 시처럼 예쁜 사람 손 잡고 매화꽃 보러 가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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