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창원여행,걷다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걷기 좋은 창원 용지호수공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1. 1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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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용지호수 공원


온전히 나를 위해 길을 나섰다. 더구나 사치 중에서 최고의 사치인 시간 사치를 누렸다. 열심히 살아온 2017년을 보내며 새로운 기분으로 나를 채우기 위해 12월 27일 용지호수공원을 거닐었다.



창원 용지호수 공원 숲길 산책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찬 바람이 분다. 두툼한 잠바로 무장한 사람들이 호수 주위를 왈츠를 추듯 경쾌하게 때로는 이 세상 고독을 혼자 다 안은 듯 심각하게 제각각의 모습으로 걷는다. 찬 공기를 먼저 힘껏 들이켰다. 순식간에 기분마저 시원해졌다.



창원 용지호수 공원 숲 속에 있는 창원대종각


멀리 돌아가더라도 가슴이 내키는 길로 가고 싶었다. ‘창원대종각’으로 가는 산책로 이정표에 이끌려 숲길로 들어섰다. 밝은 호수와 달리 숲은 어둑어둑했다. 흙길이 부드럽다 느낄 때 바람 한 점 살포시 지난다.



창원 용지호수 공원은 시간 사치를 누리기 좋다.


종각에 이르렀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라고 헤밍웨이는 소설에서 물었지만 ,오늘은 나를 위해 울려주고 싶었다. 의창도서관으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다시 호수가로 내려왔다.

빌딩 숲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 한쪽과 달리 햇볕이 골고루 드는 자리로 자연스레 종종걸음을 쳤다. 급하게 없다고 빨간 하트 모양의 조형물이 지나가는 내 눈을 붙잡는다. 그 너머로 누구나에게나 나만의 정원이 있다는 작품이 보인다. 시간 사치를 누리자 온통 내 것인 양 들어온다.



창원 용지호수 숲 속에서 근처 ‘한 뼘 도서관’에서 가져온 책을 읽는다면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다.


쭉쭉 뻗은 나무 사이 벤치에 햇살이 드리웠다. 근처 ‘한 뼘 도서관’에서 가져온 잡지를 잠시 뒤적였다. 다시금 걸음을 옮겨 물레방아 앞에서 멈췄다. 그 아래에 오리 떼들이 유유자적 물살을 가른다.


연령대별로 뱃살을 측정하며 지나 가보는 나무 기둥을 지나가다 그만 나온 뱃살에 끼였다. 웃었다. 그런 나를 2016창원 조각비엔날레 작품들이 애써 모른 체한다. 조각 곁으로 갔다.



창원 용지호수 공원 내 ‘2016창원 조각 비엔날레’ 작품 <무릉도원>


온통 붉디붉은 벌거벗은 사람이 해바라기 하는 ‘무릉도원’이라는 작품 앞에 섰다. 그가 바라보는 풍경이 무릉도원이 바로 여길까 묻고 싶었다. 두 팔을 한껏 옆으로 벌린 조각품처럼 나 역시 벌렸다. 호수에 달이 떴다. 밤을 밝힐 무빙보트들 사이로 달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밝은 태양 아래 밤을 기다린다.



창원 용지호수 공원 내 ‘2016창원 조각 비엔날레’ 작품을 따라 두 팔을 한껏 옆으로 벌리자 평화가 깃들었다.


태양광 블록으로 낮에 전기를 모아 휴대폰을 충전하고 밤이면 조명을 밝히는 ‘태양광 스마트 벤치’에 앉았다. 따뜻하다. 가져간 캔 커피 뚜껑을 따자 순간 이곳은 야외 카페로 변한다.


‘길가/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살고 싶다~’는 시인 황선하의 <이슬처럼> 시비를 따라 걷다가 용지호수 어울림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에는 아주 평온한 표정으로 책 읽기에 빠진 이가 눈에 들어온다.



창원 용지호수 공원 내에 있는 ‘용지 호수 어울림 도서관’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는다. 읽다 지루하면 통유리 너머 호숫가를 산책하는 사람을 그림처럼 바라보았다. 호수는 태양의 금가루 빛을 온몸으로 토해낸다.



창원 용지호수는 태양의 금가루 빛을 온몸으로 토해낸다.


금가루 빛에 잠시 숲길로 들어섰다. 태극기 매단 기다란 장대를 가슴에 안고 걷는 해병대 조형물이 나온다. 여기가 해병대 상남훈련대가 있던 곳임을 알려준다.



창원 용지호수 공원 숲 속에는 여기가 해병대 상남훈련대가 있던 곳임을 알려주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걷다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걷었다. 햇살이 곱게 드는 자리로 노란 개나리가 피었다. 붉은 동백꽃이 피었다. 그 위로 차분한 시간이 내려앉는다. 찬바람마저 맑아 아름답다.



창원 용지 호수공원 산책로에 핀 개나리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일이 힘겹다 느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럴 땐 창원 용지 호수공원에 몸을 맡겨 느긋한 여유로 사치를 누려보면 어떨까. 공원 햇살 좋은 어딘가에 앉아 잠시 눈을 감고 사치를 누려보면 푸릇푸릇 기운을 얻는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일이 힘겹다 느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창원 용지 호수공원에 몸을 맡겨 느긋한 여유로 사치를 누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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