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창원여행, 느낌표와 쉼표가 공존하는 창원 비밀정원 용지어울림동산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1.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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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곳곳에 있는 ‘한 뼘 도서관’은 책을 꺼내 읽지 않아도 마음은 이미 풍성하다.


바람이 차갑다.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걸었다. 2017년 12월 27일,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짙은 갈잎으로 서있었다. <경남도민의 집> 바로 앞에는 넓은 잔디밭이 나온다. 햇살 드는 자리에 ‘2018 창원 방문의 해’라 적힌 작은 안내판 아래 ‘한 뼘 도서관’이 앙증스럽게 서 있다. 책을 꺼내 읽지 않아도 마음은 이미 풍성하다.



창원 ‘용지동 가로수길’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3.3km에 630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심겨 있다고 한다. 살아있는 화석 식물로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함께 살아온 오래된 나무 메타세쿼이아는 공룡 발을 닮았다.


살아있는 화석 식물로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함께 살아온 오래된 나무 메타세쿼이아는 공룡 발을 닮았다. 내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성큼성큼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오는 기분이다.



창원 ‘용지 어울림동산’은 인근 아파트와 주민자치센터, 창원문화원이 에워싼다.


‘용지동 가로수길’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3.3km에 630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심겨 있다고 한다. 길 위에서 마주치는 메타세퀘이아에게 귀를 기울였다. 마치 내가 나무고 나무가 나인 듯 우리는 잠시 하나가 되었다. 바람은 내가 어디로 향해도 싱그럽게 따라온다.



창원 ‘용지 어울림동산’


도심 속 휴식공간이라는 귀여운 글씨체가 이끄는 곳으로 들어섰다. ‘용지 어울림동산’이다. ‘창원광역시! 주민과 함께 이루겠습니다’라는 지역민의 염원이 서 있는 뒤로 인근 아파트와 주민자치센터, 창원문화원이 에워싼다.



창원 ‘용지 어울림 동산’에 있는 호박 모양의 조형물을 덩이 식물들이 감싸고 햇살이 드리웠다.


작은 공원 주위를 둘러보자 쌀쌀한 날씨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적지 않다. 사막을 건너다 만난 반가운 오아시스인 양 공원 곳곳을 여유롭게 산책을 즐긴다. 바라보는 나 자신이 흐뭇하다.



창원 ‘용지 어울림 동산’에 있는 측백나무 미로


호박 모양의 조형물을 덩이 식물들이 감싼 호박 모양의 조형물을 햇살이 드리웠다. 다정한 연인이 갈무리하듯 풍경이 되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창원 ‘용지 어울림 동산’ 조형물은 사진 찍기 좋다.


‘LOVE’라 적힌 붉은 조형물은 사랑의 하트를 만들어 보는 순간 마음이 따뜻하게 만든다. 내 허리에 머문 측백나무들이 미로처럼 놓여 있다. 마치 소인국의 걸리버처럼 성큼성큼 한 바퀴 걸었다.



창원 자연학습장


화롯불인 양 붉게 타오는 남천은 2018년, 뜨겁게 살아갈 용기를 얻게 한다. 가볍게 거닐다 이웃한 ‘창원 자연학습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피라칸다들이 주황빛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먼저 알은체를 한다. 온실 속으로 들어가자 다육식물을 비롯한 여러 식물이 해맑은 초록빛으로 반긴다.



창원 ‘용지 어울림 동산’과 이웃한 ‘창원 자연학습장’내 온실에 있는 호접무금에 분홍빛 꽃들이 알알이 맺혔다.


공기정화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산세비에리아를 지나자 분홍빛 꽃들이 알알이 맺힌 호접무금이 눈을 맑게 한다. 온실을 나오면 주위는 온통 텅 비었다. 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내 무심함에 발아래 작은 푯말이 나를 올려다본다.



창원 자연학습장은 온통 텅 비었다.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땅속에는 봄을 기다리며 생명을 움트는 녀석들이 심겨 있다.


푯말에는 ‘끈끈이 대나무’를 2017년 10월 1일 파종했다고 적혀 있다.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땅속에는 봄을 기다리며 생명을 움트는 녀석들이 심겨 있다. 우리 곁에 다가올 그때까지 건강하게 겨울나기를 기원했다.



창원 용호동 벽화


길 건너에 겨울에도 꽃을 떨구지 않는 붉은 장미가 저 앞에서 반긴다. 벽화다. 다정한 연인을 물론이고 창원 의창구 용호동의 풍경을 담은 그림들이 겨울을 잊게 한다.

용지 어울림 동산은 느낌표와 쉼표가 공존한다. 모든 것이 평화롭다. 그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지나온 계절을 떠올리며, 올해를 다짐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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