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입니다. 그럼에도 슬프지 않습니다. 시간은 흘러가는 대로 그냥 두고 나만의 쉼터에서 숨을 고르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걸음은 진주 정촌면 예하리와 사천시 사천읍 두량리 경계에서 멈췄습니다. 두량저수지가 나옵니다. 저수지를 사이에 두고 진주와 사천이 함께합니다. 저수지 한쪽에 있는 두량 생활환경 숲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저수지는 1932년 일본 제국주의 강제 점령기에 조선에서 쌀을 많이 생산해 가져가려고 지은 둑을 만들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배수문 공사가 한창이라 예전처럼 구름다리를 건너 경계 너머인 진주로 갈 수 없습니다. 숲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솔향이 바람결에 뺨을 어루만지며 지나는 기분입니다. 일상의 번잡한 묵은내가 사라집니다. 곳곳에 놓여 있는 벤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