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비가 온다 잘 살아라~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3. 5. 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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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무더위도 한풀 걲인 듯 짧은 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나도 싸늘함을 느낀다. 그럼에도 비가 와서 좋다. 덥지 않아 좋기도 하지만 어제 아파트 화단에 심은 녀석들이 빗님 덕분에 잘 뿌리를 내릴 거라 믿기 때문이다.

 

아파트 베란다로 온게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이었다. 어린이날 행사장에서 받은 옥수수 모종을 아랫동서의 고향에 심도록 대부분 건네주고 5개만 가지고 왔다. 그나마 햇살 뜨거운 베란다에서 불과 이틀만에 2개의 모종이 죽었다. 게이르고 나눌 줄 모르는 탓에 끙끙되면서 베란다에 그저 잊힌 존재로 두었다.

 

어제, 아내와 장보러 가면서 모종 2개를 화단에 심었다. 심을 것도 없이 작아 신발로 땅을 긁고 녀석들을 묻어주었다. 물이라도 뿌려주어야하는데 귀찮다고 애써 외면하고  지났다. 오늘 비가 온다는 날씨예보를 들었다는 위안 삼으며.

 

 

 

아니나 다를까 하루 지나고 제법 많은 비가 흠뻑 내린다. 덕분에 녀석들에게 옮겨심고도 물을 주지 않은 내 스스로의 게이른 미안감은 저만치 가버렸다.

 

 

나는 그렇게 비밀화단을 가졌다.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는 즐거움이 늘었고 오며 가며 녀석들을 훔쳐볼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렌다.

비가 온다, 잘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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