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나들이

죽는 것은 매 한가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2. 9.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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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던 9월3일 오후3시. 당직근무 휴식을 마치고 복귀하려는테 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먼지(?)가 보였다. 가까이 다가보니 거미줄에 꽁꽁 묶인 애벌레. '어쩌다'가 싶다가도 '거미도 먹어야 산다'며 그냥 지나쳤다.(아니구나 사진 하나 증거로 남겼네. 무슨 변사체 발견?)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일어서려는데 왠 벌이 날아든다. 이녀석도 거미줄에 걸리려나 했는데 왠걸 이녀석은 거미줄에 걸린 애벌레가 탐이 났나 보다. 한창을 거미줄에 묶여 꼼짝 못하는 녀석의 몸뚱아리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차근차근 입으로 더듬었다.(탐색이었나?)

 

 

거미가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에 걸쳐 먹으려는 줄 알았더니 위에서 거미줄의 주인 '거미'가 등장. 위에서 도로록 내려온다. 벌과 거미가 애벌레라는 먹이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려나 싶게 벌은 휑하니 가버렸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본 건가.

 

 

거미는 일이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 다시 위로 올라가 버렸다. 거미는 아마도 다 잡아 놓은 먹이라 느긋하게 만찬으로 먹으려나.

 

그럼에도 거미줄에 꽁꽁 묶인 애벌레는 그대로다.

누구의 뱃속으로 들어나가 죽는 것은 매 한가지.

 

오늘도 거미줄에 묶인 줄도 모르고 아둥바둥 살고 있지는 않나 싶었다.

문자 왔다는 알림소리.

재종동생의 부고가 문자로 날아온다. 부모님 가슴에 묻힌 녀석을 위해 문상이라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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