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나들이

봄 마중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2. 2. 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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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나라 경상남도 진주에 사는 까닭에 눈 구경하기가 어렵습니다. 마침 2월 21일 저녁늦게부터 눈이 내렸습니다. 22일 산청 성심원으로 출근하는데 다행히 눈은 그쳐 하얀 설경을 구경했습니다. 출근시간에 쫒기면서 그래도 곧 녹아내릴까 걱정스러 사진으로 흔적을 남겼습니다.

 

 

 

오른편의 은행나무에 눈을 담기에 앙상한 나뭇가지는 하늘을 향해 팔을 벌렸을텐테 내리는 눈이 작았나봅니다. 마을 정자만 하얀 머리를 드러내네요.

 

 

 

하늘에서 하얀 눈이 우리 곁으로 내려올 때 성심원 요셉피나 할머니께서는 저렇게 신발을 남겨두고 먼저 하얀눈길을 밟으며 하늘나라로 올라가셨습니다. 할머니의 평안한 안식을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머리에 재를 받고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십시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십시오!> 라는 권고를 듣습니다. 오늘 새벽 2시에 할머니 한분이 선종하셨습니다. 그래요. 결국 한줌의 재가 되고 흙으로 돌아갈 인생이거늘 뭘 그리도 부여잡고 살아가는 인생인지요? 사순절은 인생의 의미를 더 깊이 깨닫게 해 주는 시기가 아닐까 해요."

- 오상선 바오로 신부님의 글 중에서 -

 

 

눈의 흔적이 차츰 지워져갈 무렵 요양원 내  어르신께서는 샛노란 산수유와 하얀매화의 봄 소식을 잡지를 펼쳐 읽습니다.  이미 우리 마음에 봄을 맞을 준비가 끝나고 겨울은 그렇게 저만치 가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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