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주인공처럼 요트타고 통영 한산도를 가다
‘가을’을 떠올리면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갑니다. 가을은 어디를 가도 좋을 때입니다. 가을의 한복판에서 푸른 하늘을 머금은 파란 바다를 온전히 느끼기에 바다를 미끄러지듯 다니는 요트만 한 게 없습니다. 통영에 가시면 요트로 또 다른 통영을 만날 수 있습니다. 통영에서 요트를 타고 한산도를 다녀오는 일정으로 바다와 하늘과 한 몸을 이루었습니다.
통영 도심을 지나 산양도에 접어들면 도남관광단지가 나옵니다. 이곳에 통영해양스포츠센터가 있습니다. 그 앞으로 다양한 요트들이 바다로 나갈 반가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행과 함께 <Morning side> 호를 탔습니다.
장사도에 상륙해 섬도 둘러보고 한려수도 일주하거나 한산도(제승당)를 둘러보는 코스 등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33인승 탑승할 수 있는 요트까지 있습니다. 생일 이벤트나 프러포즈 등의 이벤트도 가능합니다. 요트를 다지 않고 유람선을 이용해 비슷한 코스를 둘러봐도 좋습니다. 자세한 것은 통영 요트투어와 유람선협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시기를 바랍니다.
요트에 탔을 뿐인데 벌써 하늘과 바다의 푸른 빛에 몸과 마음은 해맑아집니다. 연필등대를 지나 본격적으로 항구를 벗어납니다. 요트라는 색다른 경험이 승선자들의 마음을 열게 하는 듯 모두가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한 편의 영화 주인공처럼 요트 앞에서 두 팔을 벌려 바닷바람을 한껏 두 가슴에 채우기도 합니다. 선상 작은 테이블에 마실 것과 주전부리를 올려놓았습니다. 마시는 맥주는 술술 넘어갑니다.
요트가 미끄러지듯 한산도를 향해가면 뒤로, 옆으로 산양도의 아름다운 풍광이 곱게 배웅하며 멀어집니다.
한산도를 150m 정도 앞두고 해갑도(解甲島)가 보입니다. 게 껍데기를 닮아 해갑도(蟹甲島)라는 설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한산대첩에서 일본군을 무찌른 뒤 섬에 올라 갑옷을 벗고 땀을 씻었다고 하는 말에서 섬의 유래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해갑도를 지나자, 거북선 등대가 나옵니다. 거북선의 두 눈은 일본을 향하고 있습니다.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듯합니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합니다.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에 햇살이 알알이 박혀 빛납니다.
요트는 그사이를 미끄러지듯 지나 한산도 제승당 앞 선착장에 우리를 내려놓습니다.
선착장에 내려 제승당까지 걸어갑니다. 바다를 스쳐 지나온 바람이 오가는 이들의 뺨을 어루만지고 지납니다. 덕분에 걸음마저 가벼워집니다.
대첩문(大捷門) 앞 시대를 앞서 삼지창(?)을 든 조선 수군의 인사를 뒤로하고 제승당으로 올랐습니다. 먼저 충무공을 모신 충무사에 들러 예를 올리고 다시금 제승당 등을 둘러봤습니다. 제승당(制勝堂)은 동아시아 국제전쟁(임진왜란) 때 삼도 수군을 지휘하던 곳입니다. 장군의 전적을 그린 다섯 폭의 벽화가 당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제승당 옆으로 통영항 쪽으로 수루가 있습니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 수루에 혼자 앉아 /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적에 /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절로 장군의 시를 읊조리게 됩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금 요트에 올랐습니다. 통영항에서 올 때보다 갈 때는 더욱더 바다가 싱그럽게 다가옵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통영에서 푸르고 시원한 바다와 가을을 두 눈에 꾹꾹 눌러 담고 온 날입니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에 눈을 깜빡이는 찰나조차 아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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