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살인의 추억> 영화촬영지, 진주 죽봉터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3.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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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금 어디에 있는가- 영화 <살인의 추억> 촬영지 진주 죽봉터널

 

경기도 화성에서 일어난 화성 연쇄살인을 모티브로 만든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촬영지가 진주에 있습니다. 2003년 개봉한 영화에서 수갑을 찬 채 어둠의 터널로 저벅저벅 걸어가는 용의자였던 박현규(박해일 분)을 두고 박두만(송강호 분)은 이렇게 말하죠. “밥은 먹고 다니냐그 장면을 떠올리며 찾은 날은 보슬비가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진주시 정촌면 화개길194번길 121가 죽봉터널 주소지이지만 이것으로 찾아가기는 어렵습니다. 죽봉마을에 있는 죽봉마을회관을 내비게이션에서 검색하면 편합니다.

 

 

회관 앞에 차를 세우자 5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반갑게 맞이합니다.

 

마을 이름 표지석 옆으로 이끼 낀 큼지막한 돌에는 <충효(忠孝)>가 새겨져 있습니다.

 

 

마을은 여느 시골 마을처럼 고즈넉합니다.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진주와 사천의 경계에 있는 까닭 등으로 오가는 차들이 제법 많습니다.

 

 

회관 건너편으로 기찻길이 있습니다. 1953년 개통한 진주 사천 오가는 진삼선(晉三線) 철도 구간이었는데 198010월 운행 중단하고 지금은 비정기적으로 유류 수송용 기차만 오간다고 합니다.

 

 

우산을 접고 이슬처럼 내리는 비를 맞으며 녹슨 철길을 걸었습니다. 진주시 개양역과 삼천포역을 잇는 연장 29.1의 단선철도였던 진삼선은 사천공항으로 향하는 유류 수송을 위한 군용철도였습니다. 1960년대 사천역과 삼천포역 18.5km가 개통되면서 한때 삼천포역의 승하차 인원이 10만 명이 넘는 전성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진삼선 철도는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기도 합니다. 당시 경전선을 오가던 열차는 개양역에 도착하면 진주 방면과 삼천포 방면으로 나누어 운행했습니다. 기차를 옮겨타야 했던 사람들이 깜박하고 진주역으로 가야 할 승객이 삼천포로 간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아무튼 녹슨 철길을 걷노라니 별별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갑니다.

 

 

터널 앞에 이르렀습니다. 높이 6m의 터널은 486m에 이릅니다.

 

 

봉준호 감독은 끝이 보이지 않아 터널로 들어가면 암흑 속에 사라지는 느낌을 줄 수 있어서 촬영지로 선택했다고 합니다.

 

 

터널 안을 휴대전화 플래시 도움을 받아 거닐자, 영화의 음습한 기운이 밀려오는 기분입니다.

영화 제목인 <살인의 추억>은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상반된 이미지가 오히려 역설적으로도 깊게 인상에 남습니다.

 

 

영화 배경 음악이었던 가수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를 들으며 터널을 걸으면 어떤 기분일지 직접 한 번 느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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