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독침바른 대나무?-국립진주박물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3. 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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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040 와 214,752, 숫자 넘어 임진왜란을 만나다-국립진주박물관

 

역사, 괜히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지는 않습니까? 학창 시절 역사는 암기과목으로 우리를 괴롭혔던 과목으로 인식 남아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보다 앞선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게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야기를 담은 창고가 박물관입니다. 경상남도 18개 시군에는 저만의 이야기 창고가 있습니다. 이야기 창고를 돌아다니면 역사가 단순히 암기하는 과목처럼 딱딱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선조들의 삶을 엿보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출 수 있습니다.

 

 

418,040 214,752.

앞선 418,040마리는 이순신 장군이 군량을 구하기 위해 병사들과 마련한 청어 숫자입니다. 214,752개는 일본 교토 코 무덤에 묻힌 조·명 연합군의 코 개수입니다. 숫자 너머로 동아시아 국제전쟁(임진왜란)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 국립진주박물관입니다. 동아시아 전쟁 특성화 박물관이기 때문입니다.

 

▣ 국립진주박물관

주소 : 경남 진주시 진주대로 501

관람 시간 : 월~금 9:00~18:00(입장 마감 관람 종료 30분 전까지)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매년 1월 1일, 설/추석 당일

관람료 : 무료(박물관이 있는 진주성은 입장료 있음)

 

 

 

진주성 정문에 해당하는 공북문을 들어서면 별천지인 듯 번잡한 도심의 소리는 음 소거처럼 조용해집니다.

 

 

진주성은 공사 중입니다. 탐방로 정비 공사가 2024930일까지라 박물관으로 가는 길이 불편합니다.

 

공북문을 지나 최근래 복원한 중영을 돌아서 성벽을 따라가다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에둘러 가는 덕분에 성벽 너머의 진주 시내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박물관에 곧장 들어서지 못합니다. 국보 범학리 삼 층 석탑이 입구 한쪽에서 우리를 반기기 때문입니다.

 

 

범학리 삼 층 석탑을 둘러보고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동아시아 국제전쟁(임진왜란)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임진왜란실 앞에는 승자총통을 체험하는 부스가 있습니다. 체험 부스를 지나자 아픈 생채기의 역사가 온전히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일종의 시한폭탄과 같았던 비격진천뢰가 정신이 번쩍 들게 우리를 반깁니다. 곁을 지나면 영상실이 한쪽에서 우리를 맞이합니다. 영상을 통해 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영상 관람을 마치면 동아시아 국제전쟁을 조선과 명나라 일본이 전쟁을 어떻게 불렀는지 각 나라의 처지에서 설명하는 안내판이 우리의 눈길을 끕니다. 동아시아 세계 전쟁 속으로 우리는 성큼 다가섭니다.

 

 

명나라 마귀의 종손 마순상의 검과 초상이 있습니다. 후손이 기증한 것입니다. 후손들은 상곡 마씨의 후손으로 조선에 귀화했습니다.

 

초상을 지나면 삼국의 무력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대나무가 있습니다. 뜬금없어 보이는 대나무는 실상 날카로운 창살이 대나무 잎 사이로 숨어 있습니다.

 

독을 바른 철편을 붙인 대나무 가지 형태의 긴 창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경사로에는 역사의 흔적인 왜성을 소개하는 영상과 국내 남해안에 있는 각 왜성의 사진이 우리의 눈길을 붙잡습니다.

 

 

눈길이 지나면 걸음은 멈춥니다. <숫자로 본 임진왜란>입니다. 명군의 하루 식사량을 비롯해 명이 쓴 은의 양 등이 나옵니다.

 

 

16세기 세계인의 키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전쟁 때 일본이 포르투갈 노예 상인에게 팔아넘긴 조선인 1명에게 책정된 값은 쌀 2가마니 값(2.4스쿠도)으로 같은 시기 유럽에서 흑인 노예 값 170스쿠도와 비교되는 조선인의 목숨은 파리 목숨이었습니다. 끌려간 조선 노예들은 무사히 돌아왔을까요?

 

2층으로 올라오면 진주성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의기 논개 영정 두 개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친일파 이은호가 그린 지금은 의기사에서 떼어낸 의기 영정과 오늘날 새로 그린 논개 영정입니다.

 

 

논개를 지나면 무적의 조선 수군이 나옵니다. 일본 수군 주력선과 우리 조선의 판옥선을 크기 등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맞은 편에는 영웅 이순신 장군이 있습니다. 다양한 얼굴의 이순신 징군 모습에서 오늘까지 살아있는 그의 넋과 그를 향한 우리의 추모하는 마음이 비쳐 보입니다.

 

 

7년 전쟁의 기억과 추모, 논공행상에서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직접 일본군과 목숨을 걸고 싸운 무인과 의병보다는 조선 임금을 따라 피나갔던 이들이 더 많이 공신으로 책봉되었기 때문입니다.

 

 

조선 통신사의 긴 행렬과 함께 전쟁이 삼국에 끼친 문화를 살펴봅니다.

 

전쟁의 시작과 끝을 찬찬히 둘러보고 아래층 쉼터로 향할 무렵에 다시금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인권운동인 형평운동입니다. “공평(公平)은 사회의 근본이요 애정은 인류의 본량(本良)이다.” 이렇게 시작된 형평사 주지를 읽습니다. 형평운동은 조선 사회에서 가장 천대받던 백정 차별을 없애고 모든 사람의 평등을 주창하며 실천한 역사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또 다른 백정이 있지는 않은지.

 

 

1층 문화홀에서 진주지역에서 발굴한 각종 토기를 바라봅니다.

 

 

전시창 너머로 시간을 거슬러 우리에게 당시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합니다.

 

 

문화홀에서 숨을 고르고 기회전시실로 향했습니다. 화력 조선 두 번째 이야기 조선 무기 특별전이 310일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가 끝나도 아쉬움은 유튜브에서 100만 조회를 넘긴 화력 조선을 살필 수 있습니다.

 

 

실제 화력 조선 특별전은 벌써 네 번이나 보았습니다.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토록 막강하던 조선의 화력은 왜 사그라들었는지 명확하게 안내해 주지 않습니다. 전시물은 대부분 글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아쉬움을 뛰어넘는 알찬 기획전시입니다.

 

두암실을 거쳐 쉼터에서 숨을 고릅니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간 연어처럼 시간을 거슬러 동아시아 국제전쟁을 돌아봤습니다. 우리나라의 깊은 상처로 남은 당시는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을 들려주는지 와서 귀 기울여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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