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옛 보물섬, 장좌섬을 아시나요?
금은보화를 치맛자락에 가득 앉고 걷다가 마고할매가 자신을 보고 놀란 동네 사람들이 지른 소리에 할매도 덩달아 놀라서 그 자리에 금은보화를 쏟았다고 합니다. 그 섬이 장좌섬입니다. 남망산공원과 이순신공원 사이입니다. 그 섬을 일제 강점기 개발해 황금을 캤다고 합니다. 지금은 폐광으로 버려졌고 섬도 육지로 변해 동호동이 되었습니다.
먼저 동호동 동원아파트 근처에 차를 세웠습니다.
방파제로 오르자 푸른 하늘을 품은 바다가 푸른 빛으로 반갑게 안아줍니다.
기분 좋게 주위를 거닙니다.
흔들의자에 앉아 육중한 몸을 움직여 바다와 하늘과 보다 가까워집니다.
통영항의 기운이 엿보입니다. 몸과 마음에 푸른빛으로 가득 채우자, 마음도 더불어 개운해집니다.
야트막한 언덕처럼 보이는 장좌섬으로 향했습니다.
바다가 하얀 거품을 토해냅니다. 경쾌합니다. 작은 산자락을 따라 오솔길이 나옵니다.
인근 주민들의 농막과 텃밭이 간간이 보입니다.
오솔길 너머 사이사이로 통영 바다가 함께 합니다.
오솔길을 따라 작은 섬을 거닐며 다시금 마고할매의 전설을 떠올립니다.
한려투데이(2014년 4월 29일 자) 에 따르면 ‘옛날 뜸바우골 개고랑에서 아침 일찍 빨래를 하던 아낙이 하늘이 갑자기 어두컴컴해지자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하늘에 닿을 듯이 키가 큰 마고할매가 남쪽바다에서부터 성큼성큼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기겁하는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놀란 마고할매가 치맛자락 가득 안고 있던 금은보화를 바다에 냅다 팽개치고 북쪽 뒷산 너머로 뛰어 사라졌는데 그때 버려진 금덩어리 하나가 바다에 떨어져 섬이 됐으며, 그 섬이 장좌섬이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전설 덕분에 길 아닌 길도 힘들지 않고 걸었습니다.
그러다 옛 폐광 지역에 이르자 철제 펜스가 우리를 막습니다. 폐광의 흔적이 보입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은 이곳에 금광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고품질의 금을 일본을 가져간 이들의 금광 갱도들이 바다 밑으로 미로처럼 이어졌다고 합니다. 땅속 깊이 들어간 탓에 갱도가 바닷물에 잠겼고 결국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당시 채굴이 본격화되면서 파낸 돌과 흙으로 바다를 메우기 시작해 어느 순간 남망산과 가늘게 이어지는 길이 만들지더니 항만 매립이 본격화되면서 섬은 육지가 되었습니다.
가수 조미미가 부른 <바다가 육지라면>의 가사처럼 바다가 육지가 되었지만, 마고할매의 전설이 아직은 우리가 쉽사리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장좌섬은 개인 사유지입니다. 그저 주위를 거닐며 빛바랜 전설을 떠올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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