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게 물들인 건강한 길, 통영 디피랑198계단
언제 찾아도 좋은 통영입니다. 통영항을 중심으로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하지만 잠시만 번잡한 통영을 벗어나며 푸르게 물들인 통영 바다와 함께 건강해지는 계단 길이 있습니다. 디피랑 198계단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통영 강구안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중앙시장 앞쪽으로는 차들과 사람들이 물고기처럼 오가는 풍경이 오히려 정겹습니다. 이 넉넉한 평화로운 풍경을 지나 차를 동호배수펌프장 바로 옆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세웠습니다. 차에서 내리자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먼저 우리를 반깁니다.
머리 위쪽으로 요즘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남망산공원 내 디피랑이 있습니다. 벽화들이 빛을 받아 살아 움직이는 듯한 즐거운 모험의 세계로 이끕니다. 바로 그 신비로운 디피랑으로 가는 <디피랑 198계단>입니다. 남망산 공원에서 디피랑으로 가는 산허리를 가로질러 일직선으로 향하는 계단입니다.
오후 4시부터 다음 날 2시까지는 출입이 제한됩니다. 계단은 다행히 일직선으로 놓여 있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꺾입니다.
1계단 오를 때마다 건강수명 4초가 증가한다는 말이 주는 건강한 위안을 지팡이 삼아 오릅니다.
등 뒤로 부는 바닷바람의 부축을 받아 오릅니다. 한계단 한계단 오를 적마다 계단 수를 셉니다. 하지만 어느샌가 숫자 세기를 잊어버렸습니다.
등 뒤를 돌아보며 보이는 이순신공원의 풍경이 넋을 놓게 하기 때문입니다.
계단 길 중간에 쉼터가 있습니다. 가쁜 숨을 토해내며 숨을 고릅니다. 아늑한 주위 풍광을 둘러봅니다.
작은 항구에서 떠나는 배를 배웅하듯 바다 가운데에서 무리 지어 쉬던 갈매기들이 후드득 날갯짓하며 날아가는 모습이 그 자체로 평화롭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통영의 옛 보물섬 장좌섬이 근처에서 금광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숨을 고르고 걸음 다시 재촉했습니다. 드디어 남망산 자락에 올랐습니다.
남망산에 오르자 푸른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어 힘겹게 올라온 우리를 반갑게 맞아줍니다.
어디를 걸어도 넉넉한 풍광이 일상 속 찌든 때를 씻어줍니다.
걸음은 숲하늘길로 향하게 합니다.
마치 하늘을 향하듯 놓인 길을 걷습니다. 통영의 푸른 풍광이 와락 안깁니다. 몸과 마음을 푸르게 물들입니다.
숲길로 올라가는 조형물 사이로 붉디붉은 동백 조형물이 파란 하늘을 향해 더욱 붉은 빛을 토해냅니다. 벌써 우리 곁에 다가온 봄기운을 느끼게 합니다.
푸른 기운을 채우고 다시금 198계단길로 향했습니다.
평지를 걸을 때보다 1.5배의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건강 계단 오르기의 안내문이 오늘 더욱 건강해지는 기분을 자아냅니다.
가파른 계단 길을 천천히 내려갑니다. 이순신 공원의 풍경은 물론이고 고요한 호수 같은 통영항의 바다를 안고 갑니다.
좀 더 건강하고 푸르게 물들인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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