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진주 가볼만한 곳 - 진주 망진산 봉수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10.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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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다르다 - 진주 망진산 봉수대

 

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다르다고 합니다. 일상에서 치여 살다 좁아진 눈을 확 틔우고 싶은 요구를 따라 망진산봉수대로 향했습니다.

 

 

망진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차 하나 겨우 지날 정도로 좁습니다. 소망진산 테마공원과 근처 공영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고 가볍게 등산하듯 올라오면 벽화 등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진주어린이박물관과 천태종 월경사를 지나 조계종 법정사에 이르면 이제 본격적인 산행입니다.

 

 

동쪽으로 진주 천전동 일대가 보입니다. 동네 너머로도 같은 지역과 월아산도 함께 모습을 드러냅니다.

 

법정사에서 승용차로 5분 정도 굽은 경사진 길을 올라가면 넓다른 공터가 나옵니다. 망진산 봉수대에 있는 곳입니다.

 

 

먼저 왼쪽에 사회운동가 신현수 선생을 기리는 신현수송공비(申鉉壽頌功碑)가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신현수 선생은 이른바 사람이되 사람대접 받지 못했던 백정을 해방하고자 했던 인권 운동인 형평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분입니다. 태어나 호적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이름마저도 충이나 효니 예니 하는 글자가 들어가는 이름을 지을 수 없었고 돌 석(), 이름 돌(), 가죽 피()를 사용해야 했던 백정은 죽을 때에는 상복과 지팡이도 사용 못 하고 삼베와 두건만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태어나 죽을 때까지 각종 차별을 받았던 백정 해방을 위해 양반이었던 신현수 선생이 강상호 등과 힘을 모아 운동을 벌였습니다.

 

 

원래 이 비석은 백정들의 집단 거주지였던 섭천못 주변에 1932년에 세워졌습니다. 1960년대 말 섭천못은 흙으로 메워지고 지금의 망경초등학교가 건립되었습니다. 이후 어느 개인 집에 옮겨졌다가 이마저도 하수도 공사로 옮겨졌다가 지금의 자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功孰爲大(공숙위대) 紛沌見識(유돈견식) 朝作暮學(조작모학) 勞心竭力(로심갈력) 川中女男(천중여남) 日進明域(일진명역) 中口成碑(중구성비) 銘詩鐫刻(명시전각) 무슨 공이 크다고 하느냐 이에 식견이 열렸어라 아침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배우며 마음을 수고롭게 힘을 다하여 천전리 마을 중의 남녀 모두가 날마다 밝은 곳이라 이러더라 여러 사람이 비를 이루어 명시를 새기고 새겼노라라고 비에는 새겨져 있습니다.

 

 

봉수대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망진산 도시숲 건립에 관한 빛바랜 안내판이 우리를 반깁니다, 주위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집니다.

 

 

1995년 광복절에 통일 기원 전국 봉화제의 목적으로 망진산 봉화제를 올린 것을 계기로 1996년 건립된 망진산 봉수대는 지금 없습니다.

 

 

2022717일과 18일 사이 진주지역에 평균 191의 비가 내리면서 망진산 봉수대가 붕괴하여 무너진 돌무더기 위를 덮어 놓은 형태입니다.

 

 

본래는 KBS한국방송 중계소 자리에 있었지만, 50m 아래에 세워졌습니다. 1895(고종 32) 봉수제가 폐지되고 1894년 동학 농민 항쟁과 191931만세 운동 때 봉홧불이 올려 기세를 떨치자 일제가 봉수대를 파괴했다고 합니다.

 

봉수대 만들고 <시작이자 마지막일 통일의 봉홧불>이라는 박노정 시인(1950~2018)의 시를 기념으로 세웠습니다.

 

기미년 삼월 일일/우리나라 산봉우리마다/때맞추어 봉홧불 활 활 타올랐네/흰옷 입은 사람들/가슴에 불을 놓아/삼천리 골골샅샅 독립 만세 번져갔네/진주 사람 카랑턴 정신으로 감연히 일어섰네/걸인들도 기생들도 앞 다투어 나섰네.//”

아쉬움을 달래고 주위를 거닙니다.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진주 서쪽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신안평거동 지역이 파노라마처럼 진주댐과 함께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봉수대 주위를 거닐며 숨을 골랐습니다. 우리가 바둥바둥 사는 보금자리 아파트가 저만치에서 숲인 양 빛납니다.

 

 

갑갑한 일상을 벗어 난 까닭인지 풍광 따라 가슴이 넓어진 기분입니다. 서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다르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여기에서 서면 넓고 넓은 마음을 가진 마음 부자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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