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걸인이 일어났소, 기생이 일어났소”-진주 걸인·기생 만세운동 역사 자료전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4. 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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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독립 만세”

104년이 지나도 대한민국은 그날의 함성이 다시금 온 강산에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191931, 대한독립 만세 소리는 서울 탑골공원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더구나 진주에서는 걸인과 기생들도 독립만세 행렬에 나섰습니다. 그날의 의미를 되뇔 있는 삼일절 104주년 기념 <진주 기미면 만세의거 역사자료전>313일부터 17일까지 진주중앙지하상가에서 열렸습니다.

진주 구도심에 자리한 중앙지하상가를 찾았습니다. 지하라 가는 길이 계단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있어 계단을 이용하기 불편한 이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접근하기 편합니다.

지하는 이미지와 달리 지하상가는 전혀 칙칙하지 않습니다. 스마트팜에 관한 전시는 물론이고 진주 특산물품을 판매 전시하는 전시물 등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끕니다.

더구나 곳곳에 쉬어가기 좋은 쉼터가 있습니다. 작은 도서대도 있어 책을 읽으며 숨을 고르기도 좋습니다.

지하 중앙광장으로 가는 중에 걸음과 눈길을 끄는 게 있었습니다. 진주 관련 역사와 문화 영상물이 상영중이었습니다.

<읻따>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영상이 상영 중이었는데 동아시아 국제전쟁 제1차 진주성 전투 승리 이야기가 영상으로 나왔습니다. 외적을 물리치려는 한 몸 한뜻의 정신이 오늘에 이어져 오는 게 우연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오늘은 잠시 이런 유혹을 뒤로 하고 지하상가 가운데로 향했습니다. 진주 중앙광장 바로 아래에 이르면 그날의 함성이 우리를 반깁니다. 1919319일 진주권번(기생조합) 한금화(韓錦花)를 비롯한 기생 50여 명이 태극기를 선두로 남강 변을 돌아 촉석루를 향하여 행진하면서 독립 만세를 외쳤습니다.

 

1919325일자 매일신보(每日申報)기생이 앞서서 형세자못 불온이라는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기사에서 십구일은 진주 기생의 한 떼가 구한국 국기를 휘두르고 이에 참가한 노소여자가 많이 뒤를 따라 진행하였으나 주모자 여섯 명의 검속으로 해산되었는데, 지금 불온한 기세가 진주에 충만하여 각처에 모여 있다더라.”라고 적혀있습니다.

기생 한금화는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구금했는데 손가락을 깨물어 흰 명주자락에 기쁘다. 삼천리강산에 다시 무궁화 피누나.”라는 가사를 혈서로 썼다고 전해옵니다.

 

비단 기생뿐 아닙니다. 기생들의 만세 운동에 앞서 318일 진주의 걸인 100여 명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우리가 떠돌아다니며 밥을 벌어먹는 것도 왜놈들이 우리의 재산과 인권을 빼앗아간 때문이며 나라가 독립하지 못하면 우리는 물론 2천만의 동포가 모두 빈곤의 구렁에 빠져 거지가 될 것이다.”라고 외치며 거리를 누볐다고 합니다.

 

1996년부터 진주문화사랑모임 주관으로 진주 걸인·기생 독립단 재현하는 행사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일절 100주년 때 진주 시내를 뜨겁게 달구었던 함성이 메아리쳤을 때를 잊지 못합니다. 진주 대안동 로데오거리(차 없는 거리)에서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독립의 횃불전국 릴레이 행사를 시작으로 100년 당시의 옷차림을 한 이들이 손에 태극기를 들고 진주경찰서, 진주청소년수련관, 진주성으로 만세 행진을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으로 행사가 열렸습니다. 올해에는 18일 저녁 현장아트홀에서 약식으로 그날의 의미를 되뇌기도 했습니다.

 

선열의 거룩한 정신을 되뇌는 마음은 예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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