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진주 가볼만한 곳 - 월아산 숲속의 진주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3. 31. 14:07
728x90

꽃길만 걷자, 월아산 숲속의 진주

 

 

들어서는 순간부터 일상 속 묵은내는 저만치 사라졌습니다. 마치 샤워하듯 몸과 마음은 하늘의 햇살에, 봄기운에 씻었습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 차를 세우고 걸었습니다.

 

 

어디로 먼저 갈지 잠시 고민했지만, 수선화가 활짝 피었다는 <수선화 정원>으로 먼저 향했습니다.

 

 

수선화를 찾아가는 동안 눈은 자꾸 곁눈질에 바쁩니다. 저만치에서 진분홍빛 진달래가 환하게 웃기 때문입니다.

 

유아숲체험원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먼저 이끕니다. 산림교육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유아들이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마치 소인국의 거인처럼 성큼성큼 들었습니다.

 

작은 작약을 닮은 라넌큘러스가 화려하게 피었습니다. 겹겹이 쌓인 꽃잎이 빽빽하지만, 화려한 꽃이 주는 유혹이 너무도 예쁩니다. 학명은 Ranunculus asiaticus입니다. 개구리를 뜻하는 라이나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연못이나 습지에서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개구리처럼 톡톡 튀는 매력이 그만입니다.

 

그럼에도 라넌큘러스 매력에만 빠져 있을 수 없습니다. 아담한 정원들이 자꾸만 어서 오라고 손짓하기 때문입니다. <후투티 정원>이라는 팻말 아래 앙증스러운 토끼 한 쌍이 우리를 부릅니다. 나무로 만든 새 조형물이 오가는 바람에 살랑살랑 춤춥니다.

 

 

천사의 날개 뒤편으로는 어린 왕자가 별을 그네 삼아 오갑니다. 동화 속에 들어온 기분입니다.

 

 

어린 왕자와 아쉽게 헤어지자 수선화 정원이라는 팻말보다는 황금빛 수선화의 물결이 먼저 와락 안깁니다. 덩달아 몸과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자기 자랑이라는 수선화의 꽃말은 틀린 게 아닙니다. 서로 샛노란 빛으로 우리에게 예쁜 짓으로 인사를 건넵니다.

 

너에게 반했어라는 작은 펼침막이 괜한 말이 아닙니다. 첫눈에 반한 사랑이 뭔지 수선화 정원에서 새삼 느낍니다.

 

수선화 정원 옆으로는 작은 저수지가 있습니다. 저수지를 에워싸고 있는 개나리들은 수선화와 노란빛으로 경쟁합니다. 덕분에 어디를 두어도 풍성한 풍경에 괜스레 부자가 된 양 여유롭습니다.

 

개나리에게 준 눈길을 다시금 수선화들 사이로 옮겼습니다. 꽃길만 걷는 우리를 위해 쉬어가기 좋은 의자들이 있습니다. ‘당신의 오늘이 안녕하기를이라 적힌 의자에 앉습니다. 안녕 의자에 앉자 편안합니다. 의자에 앉자 사방은 해를 품은 황금빛으로 감쌉니다.

 

 

수선화 사이에 매발톱과 로벨리아, 버베나가 저만치에서 살짝 고개 내밀어 알은체합니다.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넵니다.

 

 

햇살 드는 자리에 야외용 탁자와 의자들이 다시 한번 더 쉬어가라 이끕니다. 도시락을 싸 왔다면 이곳이 야외 레스토랑으로 바로 바뀔 듯합니다.

 

정원을 거닐자 우리를 격려하는 문구가 보입니다. ‘그대는 빛나는 꽃’. 응원 덕분에 걸음은 더욱더 가볍습니다.

 

 

“~꽃들을 / 너무 많이 대하면 /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수녀 이해인 시인의 <꽃 멀미>처럼 멀미가 납니다. 노란 멀미!

 

 

이어지고 이어진 꽃길. 우리는 꽃길만 걷습니다. 현실에서 누릴 수 없는 호사를 이곳에서 왕창 누립니다.

 

해맑게 꽃길을 뛰어가는 소녀의 얼굴이 수선화를 닮았습니다. 빛납니다.

 

 

계곡을 가로지른 다리를 건넜습니다. 바람이 더욱 찰지게 뺨을 어루만지고 갑니다. 달곰합니다.

 

 

물가에 심어진 버드나무의 연둣빛은 싱그럽습니다. 덕분에 눈이 맑아지고 마음이 개운해집니다.

 

 

이곳은 꽃 대궐입니다. 꽃 대궐의 임금님이 되었습니다.

 

 

임금님처럼 넉넉하게 꽃들을 거닐다 잠시 숲으로 향했습니다.

 

 

올려다본 하늘은 푸르다 못해 새파랗습니다. 금방이라도 파란물감이 뚝뚝 떨어질 듯합니다.

 

 

움막이 보입니다. 아이들 숨바꼭질하기 좋은 곳입니다. 해먹 같은 그네에 육중한 몸을 뉘었습니다. 흔들흔들. 기분 좋은 흔들거림.

 

 

숲속을 나와 여기저기를 걷습니다. 목조건물의 이름조차 잊었습니다. 앙증스런 토끼 조형물이 반기는 뜨락에서 토끼 귀처럼 두 손을 머리에 올려도 봅니다.

 

 

산림 레포츠 체험하기에도 좋습니다. 곳곳에 가족과 함께, 연인과 더불어 산책하기 좋습니다.

 

지금 여기 이곳은 봄날이 몰려와 우리를 반깁니다. 여기서 우리는 꽃길만 걸었습니다.

 

#월아산 #월아산숲

속의진주 #숲속의진주 #수선화 #진주 #진주여행 #진주가볼만한곳 #진주산책하기좋은곳 #진주소풍가기좋은곳 #진주봄꽃구경하기좋은곳 #봄꽃 #봄나들이 #소풍명소 #가족나들이 #가족나들이명소 #진주가족나들이좋은곳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