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진해 군항제 가지 말자, 벚꽃 구경가는 동안 다 진다-진주연암도서관 벛꽃터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3. 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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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휘날리며 / 흩날리는 벚꽃 잎이 / 울려 퍼질 이 거리를 / 우우 둘이 걸어요~”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 <벚꽃 엔딩>이 절로 흥얼거려지는 요즘입니다. 진해군항제 벚꽃 구경으로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벚꽃 구경 왔는지 사람 구경 왔는지 모를 정도로 벚꽃 반, 사람 반입니다. 우리 동네에도 하얀 벚꽃은 핍니다. 우리 진주 동네 곳곳의 벚꽃 명소는 TV에 나오는 전국 '명소'에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멀리 가면 봄은 벌써 저만큼 도망갑니다. 그래서 진주시립 연암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진주시청 뒤편에 자리한 연암도서관은 진주 도심에서 접근하기 좋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하얀 폭죽을 터트린 벚꽃이 와락 안깁니다.

보행자 전용 계단으로 올라가도 좋지만, 나무테크 산책로를 따라 S라인을 따라 올라가면 더욱더 멋진 벚꽃 터널을 만납니다.
 

하얗고 은은한 핑크빛 꽃잎들이 우리를 보고 연신 웃습니다. 덩달아 몸과 마음도 핑크빛으로 은은하게 물들어 갑니다. 바람 한점이라도 살짝 우리 얼굴을 어루만질라치면 벚꽃잎이 덩달아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꽃비도 잔잔하게 내립니다.
 

‘책은 가장 조용하고 변함없는 벗이다. 책은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가장 현명한 상담자이자, 가장 인내심 있는 교사이다.’라는 찰스 윌리엄 앨리엇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흩날리는 벚꽃, 지금은 꽃길만 걸어요’ 누가 우리 귀에 속삭여주지 않아도 오늘은 그저 꽃길만 걷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넉넉한 벚꽃의 색이 위안을 줍니다.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왔다가 훅하고 가버릴 이 찰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여기저기에서 사진 찍느라 바쁩니다.
 

도서관 입구에서부터 야트막한 선학산 중턱에 자리한 도서관까지 올라오는 S라인은 300m가량의 거리입니다. 하지만 도서관이 이곳에 위치한 역사의 깊이만큼 벚나무들은 벚꽃들이 풍성합니다.
 

은은한 핑크빛 벚꽃잎들이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 사이로 고요한 바람이 오가며 인사를 건넵니다. 뺨을 어루만지듯 지나는 바람 덕분에 올라오는 길은 힘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몇 번을 재생해도 질리지 않는 유행가처럼 벚꽃을 벗 삼아 오르내리기 좋습니다.
 

도서관에 이르면 일상이 깃든 도심이 저만치 아래에서 보입니다. 이곳은 일상 속 묵은 찌꺼기는 어느새 사라집니다.
 

눈이 내린 듯 하얗게 쌓인 벚나무들은 일상 속 온갖 근심을 씻어버립니다. 하얀 도화지에 다시금 색칠할 용기를 줍니다.
 

도서관 뜨락에 서자 봄소식을 전해주는 봄까치꽃이 까치발로 아래에서 우리를 올려다봅니다. 연한 보랏빛 꽃잎이 마음도 더욱더 싱그럽게 합니다.
 

봄까치꽃들과 인사를 나누면 저만치에서 수선화들이 황금빛으로 넉넉하게 우리의 걸음과 눈길을 이끕니다.

수선화의 황금빛을 뒤로하면 잎이 단풍잎을 닮은 돌단풍들이 하얗게 웃으며 반깁니다.
 

화단의 꽃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뜨락을 거닙니다. 꽃 대궐의 임금님이 된 양 걸음도 넉넉하게 주위를 걷습니다. 햇볕이 곱게 드리운 뜨락에서 햇살에 샤워하는 양 개운합니다.
 

벤치에 앉습니다. 벤치 주위로 벚꽃들이 하얀 장막을 드리웁니다. 세상의 북적이는 소음을 일시에 멈추게 합니다. 가져간 캔커피를 마십니다. 커피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도서관 안에는 북카페가 있어 커피 등 다양한 음료를 마실 수 있습니다.

핑크빛 벚꽃잎이 보는 이들의 마음도 몽글몽글하게 합니다. 괜스레 딱딱한 마음도 물컹해집니다.
 

흩날리는 벚꽃, 지금은 꽃길만 걷습니다. 벚꽃, 구경 멀리 가는 동안 다 집니다. 동네에서 즐깁시다. 우리 동네에도 은은하고, 핑크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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