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대아중·고 <이현동 삼 층 석 탑>을 찾아서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2. 2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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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중·고 <이현동 삼 층 석 탑>을 찾아서

 

2월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아 학교를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비록 나온 학교가 아니라도 학교에 가면 건학이념 등을 엿보고 함께 고민하면 어떨까요?

 

 

진주시 이현동 숙호산 자락에 있는 사립 대아중고등학교는 건학이념이 독특하고 학교 내 문화재가 있습니다.

 

 

먼저 정문으로 들어서면 왼쪽에 아담한 정원이 있습니다. <세심원(洗心園)>이라 새겨진 표지석과 함께 차근차근 건학이념을 살펴보면 좋습니다.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동산이라는 이름 덕분에 발을 내딛는 순간 정갈해지는 기분입니다.

 

표지석 옆으로 진학공덕비가 있습니다. 공덕비 뒤편으로 완전사회 창조를 위한 전인교육- 오민교육구조도라 새겨진 아담한 비가 있습니다. ‘민성, 민족, 민본, 민생, 민복의 오민사상을 기반으로 바른 양심, 강한 국방, 화합국민, 알찬 살림, 즐거운 생활을 실천하고자 하는 건학이념이 담겨 있습니다.

 

 

중국 신해혁명을 이끈 손문의 민족, 민주, 민생의 <삼민주의>에 민성과 민복(국민 복리)을 추가한 오민사상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1943년 항일 학생운동 단체인 반진단(般震團)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아인 박종한 선생이 1954년 하천학원 설립인가를 받고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반진단은 아시아의 자립과 민주 독립을 위한 교육기관 설립을 발의했는데 이를 실천한 셈입니다.

 

 

교명 <대아(大亞)>의 의미도 아시아의 공통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가 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옆에는 문인석과 더불어 모현단(慕賢壇)이 넓적한 돌 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스승은 사도를 밟아 행하고 학생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진리를 깨우치자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비석에는 민족 선사(民族 先師)로 국조 단군을 시작으로 백결, 원광, 설총, 최치운···도산 안창호, 백산 안희제등의 이름이 다시금 우리 겨레의 스승을 떠올리게 합니다.

 

 

세심원을 지나 운동장 사열대로 가다 걸음과 눈길이 멈춥니다. <이현동 삼 층 석 탑>이 반기기 때문입니다. 신라말이나 고려 초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는 삼층석탑은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로 높이 2.1m로 바닥 돌 위에 3층의 몸돌을 올린 형태입니다.

 

 

이 석탑은 고 박종한 선생이 수집해 교정에 두었던 것으로 정확한 최초 위치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잠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길라잡이입니다. 찾았을 때는 공사 중이라 석탑 위로 방수포가 마치 두건인 양 쓰여 있었습니다.

 

 

석탑 곁을 지나 사열대인 <오민대(五民臺)>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편액 아래 주련(柱聯)에는 나라의 일을 돕고 백성을 편안하게 한다며 동학 혁명 때 최제우가 내세운 보국안민(輔國安民)과 착한 것을 즐기고 옮은 것을 좋아한다는 낙선호의(樂善好義)가 적혀 있습니다.

 

 

뒤편에는 도구를 편리하게 이용해 의식주를 해결해 민중의 생활을 나아지게 한다는 이용후생(利用厚生)이 적혀 있습니다.

 

 

오민대를 내려와 운동장 주위를 거닙니다. 운동장에는 이날 졸업을 맞은 자녀들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학부모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졸업생의 앞날은 밝을 것입니다. 오민사상을 가슴에 담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교훈인 성실(誠實), 봉사(奉仕), 애국(愛國)을 잊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빛나는 민족의 전통을 되살려 창의와 개척으로 조국 번영에 봉사하는 성실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을 겁니다.

 

학교를 찾을 때면 건학 이념과 상징물을 꼼꼼히 챙겨 자녀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학교가 다시금 다가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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