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봄날로 가자, 진주 매화 숲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3. 1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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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금살금 다가와서 훅하고 가버릴 봄을 보러 갔습니다. 진주 내동면 둔티산 매화 숲에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에 226일 가는 걸음 동안 설렜습니다. 사유지인 매화 숲을 312일까지 개방한다는 소식에 서둘렀습니다.

 

 

내동면사무소를 지나 하동 방향으로 가다가 모산교차로에서 산기마을, 산강마을 방면으로 오른쪽 방향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이 무렵이면 길가에 매화 숲으로 가는 이정표가 우리를 안내합니다.

 

목적지에 이르면 벌써 상춘객들이 주차해 놓은 차들이 한쪽에 나란히 서 있습니다. 뱀 꼬리처럼 길게 줄선 차 맞은편으로 홍매화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늘하늘 웃으며 우리를 반깁니다.

 

 

<진주 매화 숲>은 사유지입니다. 올해는 210일부터 312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립니다. 입장료와 화장실, 주차 공간이 따로 없습니다.

 

생태조경가인 고 박정열 부부가 2008년부터 15000평에 1만 그루 이상의 매화를 심고 가꾸어 오늘에 이른다고 합니다.

 

 

덕분에 오늘날 봄을 즐기기 좋습니다. 팝콘인 양 파란 하늘에 핀 매화는 우리의 마음도 들뜨게 합니다.

 

 

생명의 캡슐을 다음 겨울눈이 옹기종기 햇볕에 샤워하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겨우내 추위를 이겨낸 생명을 품은 모습들이 경이롭습니다. 봄을 알리는 축포와 함께 드러낼 봄 향이 벌써 코를 향긋하게 하는 기분입니다.

 

매화 숲은 야트막한 언덕에 있습니다. 천천히 흙길을 걸으며 오가는 바람과 인사 나누기 좋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홍매화와 백매화가 화사합니다.

 

홍매화의 유혹은 단연 으뜸입니다. 강렬하고 붉은빛과 고혹적인 자태에 넋을 잃기 쉽습니다. 몸과 마음을 분홍 분홍 만듭니다.

 

여기저기 사진 찍느라 걸음을 멈추는 이들이 많습니다. 두 눈에 담고도 부족해 사진에 남겨 훅 하고 가버릴 봄날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보입니다. 비싼 카메라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휴대폰에 담기는 내 님은 이미 봄의 여신인데요.

 

 

매화 숲 사이사이로 갈대 빛이 바람 장단에 춤추듯 보입니다. 핑크뮬리인 듯합니다. 봄이 가고 가을이 농익으면 매화 핀 자락에 핑크뮬리가 다시금 가을 소식을 전할 모양입니다.

 

 

망원 렌즈와 삼각대를 가져와 봄기운을 사진기에 담는 사진가들이 보입니다.

2023년 봄날은 어떤 색으로, 어떤 모습으로 기록될지 괜스레 궁금해집니다.

 

홍매화 터널을 걷는 걸음걸음마다 신선이라도 된 듯 몸과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일상 속 묵은내가 날려가 버리는 기분입니다.

 

 

홍매화와 백매화뿐 아닙니다. 황금을 닮은 노란빛의 매화가 황금 종소리를 울려주듯 피었습니다. 덩달아 넉넉해집니다.

 

 

곳곳에 잠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쉬어가기 좋은 벤치와 넓적 바위들이 있습니다. 봄에 취합니다. 은은한 매향에 입가에 벌써 매실주를 기억하듯 침이 고입니다.

 

 

매화만 봄을 알리는 게 아닙니다. 푸른 나뭇잎 사이로 새빨간 빛으로 동백도 우리에게 봄소식을 전합니다. 물론 발아래에는 봄까치꽃도 까치발로 우리에게 전합니다.

 

느릿느릿 걷는 것만으로도 봄의 정취를 온 몸에 담을 수 있습니다. 봄이 익어갑니다.

찾아가는 길 : 진주시 내동면 독산리 9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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