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나는 꼰대, 선배?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1. 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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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커피숍에서 옆 테이블의 남녀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직장을 옮기려고 고민하는 듯한 20대 여자는 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진주도 여기(산청군)보다 더 꼰대가 많아 싫어~”
순간, 마치 누가 주먹으로 내 이마를 때린 듯 띵했다.

<표준국어대사전>, <우리말샘>에 따르면 꼰대는 “1.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2.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을 이르는 말.”이다.

위키백과

좀 더 구체적으로는 위 위키백과처럼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나이 많은 사람'을 말한다. 문득 나 역시 ‘꼰대’라는 굴레에서 자유로운지 나에게 물었다.

꼰대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동아일보 1926년 3월 3일 자에 나올 정도다. 이영섭의 소설 <결혼 만세>라는 글에서 디위가 잇다는 것은 종노릇을 해도 호화롭게 서울 대관의 청직이가 싀골머슴에게 곤대짓을 하는 격이다. (지위가 있다는 것은 종노릇을 해도 호화롭게 서울 대관의 청지기가 시골 머슴에게 곤대짓을 하는 격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 이런 걸 속된 말로 꼰대질이라고 한다. 그렇게 보면 꼰대는 꼭 나이가 많아야 하는 건 아니다. 정치성향과 이념성향이 특정한 쪽에만 꼰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하루 하루 버텨내기 어려운 20대 들에게 선배가 되어줄 자신이 없으면 꼰대질은 하지 않는 게, 현재 20대가 겪는 불안감 가득한 세상을 만든 선배 세대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다.(2015121<뉴스타파> 김진혁의 칼럼 <꼰대 vs 선배> 중에서)’

단순히 직장에 먼저 들어왔다고, 먼저 태어났다고 후배에게, 아이들에게 충고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꼰대질은 하지 말자. 선배가 되어줄 자신 없다면 꼰대질은 하지 말자는 다짐을 실천하고 있는지 오늘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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