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정관정요』(오긍지음, 김원중 옮김,휴머니스트 출판사)를 읽다가 아래 구절에서 들숨과 날숨이 잠시 멈춘다.
‘군주는 그릇이요, 백성은 물이다
정관 2년, 태종이 곁에서 모시는 신하들에게 말했다.
"옛사람들은 '군주는 그릇에 비유되고 백성은 물에 비유된다. 둥근 꼴이든 네모꼴이든 그릇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물 자체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소. 요임금과 순임금은 인의로써 천하를 통치하여 백성이 이것을 따라 어질고 후덕했고, 걸왕과 주왕은 포악하게 천하를 다스려 백성이 이를 따라 경박했소. 아래에서 하는 것은 모두 위에서 좋아하는 것이오.
~ 새에게 날개가 있고, 물고기가 물에 의지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서, 그것을 잃으면 반드시 죽게 되니 잠시도 없을 수 없는 것이오.”(『정관정요(貞觀政要)』제21편 신소호(愼所好) 중에서)’
당 태종이 말한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라는 출처는 『순자(荀子)』 제12편 군주의 도리에 나온다(왕제(王制).
“君者는 槃也요 [民者는 水也니] 槃圓而水圓하고 (君者 盂也) (盂)[槃]方而水方이라.”
군주란 대야이고 백성은 물이니, 대야가 둥글면 물도 둥글고 대야가 각이 지면 물도 각이 진다.(동양고전종합DB에서)
남명 조식 선생은 <민암부>에서 ‘~ 배는 물 때문에 가기도 하지만, 물 때문에 뒤집히기도 한다네. 백성이 물과 같다는 소리, 옛날부터 있어 왔다네. 백성들이 임금을 떠받들기도 하지만, 백성들이 나라를 뒤집기도 한다네~임금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편안하게 되기도 하고, 임금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위태롭게 되기도 한다네. 백성들의 마음 위험하다 말하지 마소. 백성들의 마음은 위험하지 않다네.(民猶水也。古有說也。民則戴君。民則覆國。吾固知可見者水也。險在外者難狎。所不可見者心也。險在內者易褻。履莫夷於平地。跣不視而傷足。處莫安於衽席。尖不畏而觸目。禍實由於所忽。巖不作於溪谷。怨毒在中。一念銳。匹夫呼天。一人甚細。然昭格之無他。天視聽之在此。民所欲而必從。寔父母之於子。)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 『남명집』 중에서)
과연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인가?
#정관정요 #당태종 #순자 #왕제 #남명조식 #민암부 #군주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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