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어서 와, 여기는 처음이지? - 사천문화예술회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1. 3. 17.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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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떠나면 아는 것들이 많습니다. 더구나 일상 속에서 얼마나 바삐 살아왔는지 돌아볼 여유를 찾아 사천 삼천포 도심에서 멀지 않을 곳을 찾았습니다. 사천문화예술회관입니다. 전시나 문화공연을 보러 간 게 아니라 오직 일상의 소란을 벗어나 위안을 위해 훌쩍 떠났습니다.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사천문화예술회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바다의 짭조름한 내음과 산자락의 흙내음이 비벼져 가슴 속으로 깊숙이 들어옵니다.

 

주차장에서 회관으로 가는 길은 천국으로 가는 양 색다르며 등 뒤로 펼쳐진 풍광이 아름답습니다.

 

회관으로 육교를 가로질러 갑니다.

휠체어 보관소를 지나자 벽면에 아름다운 그림들이 타일로 꾸며져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찬찬히 둘러보다 회관으로 향하자 둥근 띠를 뚜른 듯한 건물의 이채로운 모습이 속계(俗界)를 벗어나 잠시 선계(仙界)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옵니다.

 

지난 11일 열린 < V.O.S 콘서트 > 공연 걸개가 한쪽에서 알은체를 합니다.

삼천포가 내려다보이는 긴 의자에 앉았습니다. 가져간 캔커피를 마십니다. 달곰한 풍경이 마음을 넉넉하게 만듭니다.

 

곳곳에 놓인 나무 데이블과 의자들이 마치 숲속에 피크닉 온 느낌을 자아냅니다.

야외 테이블 너머로 우리 일상이 숨어 있습니다.

 

노산공원도 보이고 삼천포 바다도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달음에 달려와 이런 풍경을 너무 쉽게 바라볼 수 있어 괜스레 미안해질 지경입니다.

발아래 풍경에 넋을 잃다 눈길과 발길은 붉디 붉은 동백에 멈춥니다. 숨이 멈출 듯 불타오르는 동백에게 잠시 빠집니다.

 

옆으로 샛노란 산수유들이 병아리 떼처럼 종종거리듯 봄을 알립니다.

덕분에 내 안으로 노란 희망의 기운을 채웁니다.

 

봄기운이 물씬 나는 화단 너머로 그간 얼마나 바삐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하는 일상이 보입니다. 좁은 공간 속에 갇혀 다람쥐 쳇바퀴였던 삶이 머나먼 옛적처럼 느껴집니다.

회관을 나와 뒤동산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몸도 마음도 가볍게 걷습니다.

매화가 저만치에서 벌써 반깁니다.

 

발아래 광대나물들이 보랏빛 향기를 들려줍니다.

덕분에 더욱더 걸음은 가벼워지고 마음은 상쾌해집니다.

 

봉화대와 약수터로 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굳이 산 정상으로 가지 않아도 이미 사천문화예술회관을 거닐며 위안을 받았습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매화를 만났습니다. 매향을 품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습니다. 다시금, 고단한 일상을 보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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