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하동 가볼만한 곳 - 하동 회남재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1. 3. 19.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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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 조식처럼 아쉽게 돌아서다 – 하동 회남재

 

하동 회남재(回南岾)는 명승지 악양을 찾아 나섰다 돌아선 남명(南冥) 조식(曺植15011572) 선생의 흔적이 깃든 곳입니다. 하동 회남재로 살금살금 다가오는 봄 마중을 떠났습니다.

 

호리병 같은 평사리를 지나 지리산 자락으로 갈수록 맑은 기운이 몰려옵니다. 차창을 열자 싱그러운 기운들이 와락 안깁니다. 덕분에 일상에 찌든 묵은내를 날려버렸습니다.

 

굽이굽이 흐르는 시간을 닮은 고갯길을 넘어가다 오순도순 함께 꿈꾸는 꽃 대궐 매계마을앞에서 멈췄습니다.

2016년 전국 행복마을 경연에서 금상을 받은 마을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조심스러워 마을 방문은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대신 봄을 알리는 축포가 여기저기 터지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하얀 팝콘 같은 매화들이 코와 눈으로 성큼 다가선 봄을 일러줍니다.

 

봄 햇살에 샤워하듯 서 있는 꽃들 덕분에 꽃 대궐 속 꽃 임금이라도 된 양 환합니다.

 

고갯길은 급할 것이 없습니다. 주위 아늑한 풍경이 속도를 떨어뜨립니다. 잠시 잠시 차 시동을 끄고 지나온 길을 돌아볼 짬을 줍니다.

 

쉬엄쉬엄 올라가다 멈췄습니다. 안전 등의 이유인지 통행금지라 적힌 표지판이 길을 막습니다.

 

곁에 있는 회남재 등산로 안내도가 아쉬움을 달랩니다. 하동 악양면 등촌리와 청암면 묵계리를 잇는 해발 740m 고개인 회냄재는 우리 조상들의 주요한 교통로로 지리산 자락에 사는 산청, 함양 주민들의 삶을 이어주던 길이라고 합니다.

 

고개 정상에는 회남정이 나옵니다. 회남정에서 악양면 사무소까지 12km입니다. 여기서부터 회남정이 있는 고갯마루까지가 지리산 자락이 숨겨둔 비경과 오랜 역사를 흩어볼 절호의 기회인데 아쉽습니다.

 

아쉬움 마음에 주위를 돌아보니 맑은 물소리가 걸음을 붙잡습니다. 계곡 따라 흐르는 물소리에 장단을 맞추듯 근처 새들이 노래를 합니다.

 

물소리 옆으로 커다란 바위를 병풍처럼 세운 너럭바위 근처에 산신상인지 조형물이 있습니다.

자연의 품에 안기는 기분입니다. 근처에서 숨을 고르며 가져간 캔커피를 마십니다.

 

남명 선생은 산청 쪽에서 이곳을 향하여 오다 걸음을 돌렸는데 오늘은 하동 쪽에서 걸음을 돌립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참모습을 볼 수 있는, 호젓한 고갯길에서 삶의 쉼표는 다음 기회로 미루며 천천히 왔던 길을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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