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사천 가볼만한 곳 - 사천 구계서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1. 3. 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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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의 발자취를 찾아서 사천 구계서원

 

갈팡질팡합니다. 해가 바뀌어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뚜렷한 길을 모릅니다. 삶의 이정표를 찾고 싶었습니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비록 수박 겉핥기이지만 조선 선비의 발자취를 찾아보기 삶을 돌아보고 싶어 사천 구계서원을 향했습니다.

 

사천읍 내 배춘삼거리에서 고성과 통영 쪽으로 향하다 차 시동을 껐습니다. 아늑한 산자락에 안겨 있는 구계서원이 보입니다.

 

구계서원은 구암 이정(1512~1571)을 모신 곳입니다. 구암은 남명 조식과 퇴계 이황에게 배운 조선 선비입니다. 25세에 대과에 장원급제한 뒤로 부임한 고을마다 송덕비를 세우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 백성들의 삶을 편안하게 살폈다고 합니다.

 

구계서원 앞으로 홍살문이 푸른 하늘을 향해 솟아 있습니다.

홍살문 뒤로 하늘로 날아갈 듯 우뚝 솟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습니다. 마치 서원을 지키는 호위무사처럼 위풍이 당당합니다. 가을이면 이곳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일 듯합니다.

 

천천히 계단을 하나하나 오릅니다. 등 뒤로 따사로운 햇볕이 밀어 올려줍니다.

외삼문은 잠겨 있습니다. 그러나 열려 있습니다. 끈으로 매여 있어 찾은 이가 쉽게 풀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나올 때는 다시금 끈을 묶었습니다.

 

외삼문 <풍영루>에 올라 잠시 주위 풍광을 구경하며 숨을 골랐습니다.

동재와 서재 너머로 내삼문이 보이고 사당 뒤로 대나무들이 조선 선비의 절개인 양 서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거경재(居敬齋)와 명의재(明義齋)라는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맞은 편에 구계서원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여느 서원에서 보는 강당을 중심으로 한 동재와 서재가 아니라 강당이 서재를 겸하고 있습니다.

 

사당 앞 내삼문 중기문(重起門)은 외삼문과 달리 자물쇠가 잠겨 있습니다. 담장 너머에서 까치발로 예를 올립니다.

 

사당에는 미수(眉馬) 허목 선생이 글이 새겨져(구산사비龜山祠碑) 있고 오른쪽에는 성옹(醒翁) 김덕함과 함의재(涵義齋) 최관 선생의 기적비가 서 있습니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조선 선비의 흔적을 더듬고 삶의 용기를 얻습니다. 비록 조선 선비처럼 뚜렷한 삶의 목표를 명확하게 정립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들의 흔적은 나를 돌아볼 기회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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