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눈에 밟히는 풍경이 주는 위안, 사천대교
사천의 동과 서를 연결해주는 사천대교에서 바라본 주위 풍경
숨 가쁘게 내달렸던 나에게 쉼표 하나 찍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바다와 함께 농익은 가을 바람을 선물하려 했습니다. 바다 위를 걸으며 바다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한달음에 사천대교를 찾았습니다.
사천 용현면에서 사천대교를 지나면 별주부전의 고향, 서포면이 나온다.
사천 서포면에 있는 사천대교 휴게소
사천 서포면 사천대교 휴게소에서 바라본 주위 풍경
사천대교 서쪽인 서포면에 이르자 휴게소가 다리 입구에 있습니다. 차를 세우고 전망대 쪽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미세먼지가 풍경을 가려 아쉬움이 남지만 탁트인 전망은 아쉬움을 달래고 남습니다.
사천 사천대교는 서포면 구평리와 용현면 주문리를 잇는 다리로 1999년 3월 공사를 시작해 2007년 5월 완공했다.
사천대교는 서포면 구평리와 용현면 주문리를 잇는 다리로 1999년 3월 공사를 시작해 2007년 5월 완공했습니다. 99개월이 걸렸습니다. 마치 아홉아혼칸의 대가집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천 사천대교 준공 기념탑
끊어진 길을 연결해 세상과 세상을 잇는 게 다리입니다. 사천은 사천만이 깊숙하게 육지쪽으로 들어와 동서가 바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사천대교가 용현면과 서포면을 이어 동서를 연결합니다.
사천 사천대교는 차도와 인도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다.
근처 푸드트럭에서 커피 한잔을 사서 마십니다. 지나는 바다 바람이 함께 섞여 달곰합니다.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지고 다리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너울너울 바다를 형상화한 준공 기념탑이 반깁니다.
사천 사천대교에서 바라본 사천대교 휴게소(맨오른쪽)과 별주부전의 고향 비토섬(왼쪽)
기념탑은 ‘와룡산 앞자락 사천만을 가로지른 사천대교 사천시민의 개척정신과 항공 우주산업의 중심지로써 떠오르는 태양 같이 밝은 미래를 향해 웅비하는 사천시를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사천 사천대교
탑을 지나 바다 위를 걷듯 다리를 건넙니다. 차도와 인도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아 걷기는 위험이 따릅니다. 남해대교처럼 인도와 차도를 구분했더라면 좋았을덴테 하는 진한 아쉬움은 오가는 바람이 날려버립니다.
사천 사천대교에서 바라본 용현면 풍경
지나온 휴게소와 함께 별주부전의 고향, 비토섬이 보입니다. 가을 햇살이 바다에 잔잔한 보석처럼 흩뿌려져 빛납니다.
사천 사천만을 지나는 어선.
저멀리 와룡산 자락 아래 집들이 점점이 보입니다. 아늑합니다. 오가는 배 한 척에 덩달아 바람 한 점을 얹습니다.
사천 사천만을 날아가는 새.
바다 위를 여유롭게 날아가는 새 한 마리 덕분에 순간 이곳은 산수화로 변합니다. 바다 위 다리를 걷는 게 아니라 산수화 속 신선이 된 듯 걸음도 가볍습니다.
사천 사천대교에서 바라본 사천만은 잔잔하다.
오가는 차들은 제한속도 60km로 달리지만 다리 위는 시간마저 천천히 흐릅니다. 덩달아 거니는 동안에도 마음도 넉넉해집니다.
사천 사천대교에서 바라보는 사천만은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 때 거북선이 첫 출전한 사천해전의 무대이기도 하다.
사천만은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 때 거북선이 첫 출전한 사천해전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또한, 멀리서도 보이는 바닷가 선진리성은 일본군들이 왜성을 쌓아 농성전을 벌이며 조명연합군에게 큰 타격을 끼친 곳이기도 합니다.
사천 사천대교에서 바라본 주위 풍광. 바다 위에 쌓인 이야기가 역사로 펼쳐져 함께한다.
바다 위에 쌓인 이야기가 역사로 펼쳐져 함께합니다. 사천대교 위에서 눈에 밟히는 풍경이 우리 기쁜 가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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