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통영 가볼만한 곳- 통영 박경리기념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12. 19. 06:24
728x90




숨 쉬고 머무는 통영 박경리기념관에서 비우고 채우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문득 일상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디론가 떠나야 할 때입니다. 이럴 때 통영으로 향하면 좋습니다. 푸른 바람과 하늘이 맞닿은 통영으로 간다면 마음의 위안을 받기 좋은 곳이 박경리기념관입니다.

 


통영 박경리 공원 안내도

 

통영 시내를 가로질러 통영대교를 건너 산양일주도로를 따라가다 산양읍 소재지에서 이정표 따라 좀 더 올라가면 기념관이 나옵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1층에서 빨간 고추를 말리는 선생의 조형물이 마음의 위안을 찾는 누구라도 기꺼이 맞아줄 듯 반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아담한 기념관은 마음의 위안을 찾는 누구라도 기꺼이 받아줄 듯 반깁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2층 전시실로 가는 길에 만난 털머위가 마음을 넉넉하게 해준다.

 

1층 북카페 앞 볕이 곱게 드리운 자리에 빨간 고추가 익어가는 사이로 박경리 선생이 어서 오란 듯 앉아 있습니다. 물론 조형물입니다. 2층 전시실로 옮기는 노란 털머위들이 마음을 넉넉하게 해줍니다. 걸음을 가볍게 해줍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전시실

 


통영 박경리기념관 전시실

 

전시실은 선생의 살아온 삶을 시간순으로 먼저 소개합니다. 뒤편으로 시와 흔적의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전시실에 재현해 놓은 서재

 

어머니 생전에 불효막심했던 나는/ 사별 후 삼십여 년/ 꿈속에서 어머니를 찾아 헤매었다.// 고향 옛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서울 살았을 때의 동네를 찾아가기도 하고/~/불효막심했던 나의 회한/ 불효막심의 형벌로서/이렇게 나를 놓아주지 않고/꿈을 꾸게 하나 보다.//(<어머니> 중에서)’

 


통영 박경리기념관에서 만난 선생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시 한 편 한편이 걸음을 세웁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에서는 선생이 들려주는 문학 이야기가 걸음을 더욱더 찬찬히 옮기게 한다.

 

“~원래는 누구에겐가 의지하는 성격이었는데, ‘운명적으로 맡겨진 가장 역할에 따라 기상도 강해지고, 못 하나 박는 일까지도 도맡아야 했다.~그러나 그럴수록 자존심은 더 강해지고 모멸당해서는 안 되겠다는 의지를 키워갔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전시실

 

선생의 삶의 역정이 드러나는 글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걸음을 찬찬히 옮깁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전시 중인 통영 관련 문학 속 이야기

 

글을 쓰지 않는 내 삶의 터전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목숨이 있는 이상 나는 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보름 만에 퇴원한 그 날부터 가슴에 붕대를 감은 채 <토지> 원고를 썼던 것이다~(1973<토지> 1부 자서 중에서)”

 


통영 박경리기념관 전시 중인 선생의 친필 원고

 

글쓰기에 온몸과 마음을 다한 열정이 엿보입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머물었던 재현한, 강원도 원주의 서재가 따뜻합니다. 서재를 지나자 문학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는 선생이 들려주는 문학 이야기가 전시실을 채웁니다.

 

온몸과 마음을 다해 토해놓은 글자가 원고지에서 꿈틀거리는 친필 원고에서 엿봅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전시 중인 작품 <김약국의 딸들> 속 마을 모형

 

친필 원고를 지나자 고향 통영을 드러내는 작품 속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가자, 죽으나 사나 가야제”, 한실댁은 코를 풀고 멍멍한 소리로 말하며 마당으로 내려와 용란의 손을 잡았다.<<김약국의 딸들> 중에서)’



통영 박경리기념관에서 들려주는 선생의 문학 이야기

 

생각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배제합니다.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자기 자신과 자주 마주 앉아보세요. 모든 창작은 생각에서 탄생하는 것입니다.”

 

선생이 들려주는 문학 이야기를 가슴에 담습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에서 뜨락에 있는 선생의 전신상.

 

전시관을 나오자 가을 햇살이 와락 안깁니다. 선생의 전신상이 가을 햇살을 안으며 푸른 통영 바다를 바라봅니다. 여느 위인 동상처럼 크고 높은 좌대에 있지 않아 위압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작은 아담한 크기라 친근합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뜨락에 있는 선생의 시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라는 선생의 말에 일상 속 묵은 찌꺼기를 덜어냅니다. ‘~달 지고 해 뜨고/ 비 오고 바람 불고/ 우리 모두 함께 사는 곳/ 허허롭지만 따뜻하구나/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선생의 시 <> 중에서)’

 


통영 박경리기념관 뜨락에서 바라보이는 통영 바다

 

선생의 시 <>을 새긴 시비에 적힌 시 한 편을 읽는 동안 잠깐 모든 걸 내려놓고 숨을 고릅니다 .햇살 드는 자리에서 푸른 하늘과 통영 바다를 봅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1층 북카페

 

1층 북카페로 향했습니다. 향긋한 커피 향이 머문 자리에 앉아 선생의 <김약국의 딸들>을 읽습니다.

 


통영 박경리기념관 1층 북카페에서 <김약국의 딸들>을 커피와 함께 읽자 비우고 채우는 기분이다.

 

숨 쉬고 머무는 자리에서 비우고 채웠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