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신문사에 연락했습니다, 부탁합니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1. 2. 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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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왕이라고들 한다.

과연 그런가?

아니다. 절대 왕일 수 없고 왕으로 제대로 대접 받지 못했다. 왜냐면 왕으로서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령만 내리면 다 되는 그런 권리만 꿈꿔지 실제 왕이 해야할 일들, 의무는 외면했기에 그렇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아무개 현관문에 붇은 A3크기의 종이에 적힌 <부탁>의 말씀이다.

이 종이를 붙이기 전에는 A4정도 크기로 <신문사절>을 적었고 덧붙여 신문넣지 마세요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한동안 붙어 있는 글 아래에 신문이 보란듯이 있었다. 이후 포스트 잇으로 신문배달원이 적은듯이 보이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신문사지국에 연락하라>는 글이었다. 아마도 배달만하는 처지에서 함부로 신문배달 여부를 할 수 없는 딱한 느낌을 받았다.

이러고 시간이 흘러 드디어 오늘에 이르러 다시금 부탁의 말씀이 적혔다.

 

우리는 공짜를 좋아한다. 오죽하면 죽는 줄 알면서도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겠는가. 특히 신문의 공짜 유혹은 많다. 한달에 전국일간지는 15,000원, 지역일간지는 10,000원 정도다. 30여 페이지의 두툼한 주간지 수준의 일간지를 아침으로 집앞으로 꼬박꼬박 갖다바치는 정성에 비하면 정말 헐값이다.

아르바이트 삼아 신문배달을 해본 처지에서 신문배달의 어려움은 나도 조금은 안다. 새벽 4~6시사이에 일어나 2시간여 돌린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길이 빙판이 되거나 상관하지 않고, 더구나 빨간날에도 돌리기도 했다.

공짜신문은 경품도 많이 준다. 심지어 1년 구독료보다 더 많은 경품과 무료 기간을 제시하기도 한다.나는 한겨레신문과 경남도민일보,과학동아 등을 제 값 꼬박꼬박 내며 구독하고 있다. 왜냐면 여차하면 당당하게 구독을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큼 신문 구독을 해지하기 어려운 나라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소비자가 왕이 되려면 당당하게 그 의무도 다해야한다. 좋은 신문은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제 값 내고 당당하게 신문사에 독자로서 쓴소리도 격려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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