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남강 솥바위 전설 따라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생가를 가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11. 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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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예사 동네처럼 보이지 않았다. 호기심은 함안군 군북면 소재지에서 군북역으로 가는 왕복 2차선의 빠른 길을 놔두고 마을을 가로지르는 좁은 길로 돌아가게 했다. 예스러운 돌담들이 빚어내는 신창마을은 효성그룹 창업주 만우 조홍제 회장의 생가가 있는 동네다.

 


함안군 군북면에 있는 효성그룹 창업주 만우 조홍제 생가

 

빛바랜 사진 같은 마을에는 태극기가 집마다 걸려 있다. 마을회관 앞에는 효성 창원공장과 11촌 자매결연을 한 마을이라는 커다란 표지판이 효성과의 인연을 드러낸다.

 


빛바랜 사진 같은 함안 군북면 신창마을에는 태극기가 집마다 걸려 있다.

 

마을회관에서 개울 쪽으로 걸어가자 넓은 신작로에는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가을을 노래한다. 감나무에 가을이 빨갛게 걸려 있다. 보이는 자체가 넉넉한 풍경이다.

 


함안 군북면 조홍제 생가 주위 신작로에 핀 코스모스

 

한옥이 주는 정겨운 풍경 속에 문득 군북면 인근 진주와 경계에 있는 방어산 정상 아래에 있는 흔들바위에 얽힌 속설이 떠올랐다. 흔들바위가 기울어진 쪽으로 부자가 난다는 전설 때문에 서쪽 진주 사람과 동쪽 함안 사람이 서로 자기 쪽으로 바위를 기울게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함안 군북면 신창마을 슬라브 지붕 위로 감나무에 가을이 빨갛게 걸려 있다.

 

높다란 토석담에 까치발로 집을 구경했다. 집 뒤로 탱자나무가 둘러싸고 있다. 울타리 탱자나무가 끝나는 자리에 대나무가 이어 울타리 구실을 하지만 사람이 드나들어도 괜찮을 정도로 틈이 있다.

 


함안 군북면 조홍제 생가

 

조선 시대 도인이 예언했다는 인근 의령군 정암진 솥바위(鼎巖·정암)’ 전설이 떠올랐다. 솥 바위 물 밑으로는 솥 다리처럼 세 개의 발이 받치고 있는데 그 세 발이 가리키는 주변 20(8km) 이내에서 큰 부자 3명이 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함안 군북면 조홍제 생가 감나무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 생가는 솥 바위에서 남강을 북쪽으로 8쯤 거슬러 의령군 정곡면에 있다.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에 있는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 생가는 7km 남쪽에 자리한다. 또 한사람인 조홍제 회장 생가가 동남쪽으로 5km 떨어진 바로 여기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에 있다.

 


함안 군북면 조홍제 생가는 솟을대문을 지나면 오른편에 우물이 있고 삼자제(三者齊)를 시작으로 정중앙에 양심정(養心亭)이 나오고 왼쪽에 수덕제(修德齊)가 있다.

 

솟을대문을 지나면 오른편에 우물이 있고 삼자제(三者齊)를 시작으로 정중앙에 양심정(養心亭)이 나오고 왼쪽에 수덕제(修德齊)가 있다.

 


함안 조홍제 생가 정중앙에 양심정(養心亭)이 나오고 왼쪽에 수덕제(修德齊)가 있다.

 

삼자제는 조홍제의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지었다고 하고 양심제는 조홍제가 할아버지를 위해 지었는데 현재는 효성그룹 직원들의 수련장으로 사용 중이라고 한다. 수덕제는 조홍제가 아버지를 위해 지은 건물이라 한다.

 


함안 조홍제 생가 삼자제(三者齊)

 

생가를 나왔다. 돌담을 사이에 두고 또 다른 한옥이 있다. 향나무가 커다랗게 세워진 한옥 앞에는 비석을 세우려다 만 것인지 거북이만 덩그러니 천막에 쌓여 있다.

 


함안 조홍제 생가와 돌담을 사이에 둔 문중 재실

 

재실 돌담 가와 위로 담쟁이가 가을 햇살을 따라 담을 넘어오고 있다. 고개 들어보니 담장에 붙은 감나무는 청명한 가을처럼 마음을 맑게 한다.

 


 함안 조홍제 생가 돌담 가와 위로 담쟁이가 가을 햇살을 따라 담을 넘어오고 있다.

 

마을을 감싸 도는 좁은 길에선 시간조차 가던 길을 멈춘다. 느리게 걷고 바라볼수록 한옥의 매력이 아름답다.

 


함안 조홍제 생가와 인접한 문중 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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