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고개를 들자 하늘이 더욱 높다랗다. 하늘도 높이 높이 키를 키운다.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높은 하늘을 찾아 떠났다. 함안 군북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의령으로 가는 길, 월촌리에서 빠져 남강으로 향했다.
함안 와룡정은 남강의 거센 소용돌이를 묵묵히 받아내며 절벽 따라 길게 뻗은 산세가 마치 용이 누워 있는 모습이라 와룡(臥龍)이라 불리는 함안 군북면 월촌리에 있다. 용의 머리에 세운 정자다.
남강의 거센 소용돌이를 묵묵히 받아내며 절벽 따라 길게 뻗은 산세가 마치 용이 누워 있는 모습이라 와룡(臥龍)이라 불린다. 용의 머리에 세운 정자, 와룡정을 찾아 나섰다.
남강 둑을 따라 차 하나 겨우 다닐 시멘트 길이 나온다. S자로 한번 틀자 마당 같은 널따란 공간이 나온다. 차를 세웠다. 군북월촌 일반산업단지가 바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함안출고센터가 지척이다.
함안 와룡정은 군북월촌 일반산업단지 현대자동차 함안출고센터가 지척이다.
근처에 운흥사로 가는 안내판이 나온다. 운흥사 위에는 와룡정이라는 글귀가 동행한다. 숲길을 따라 걸어가자 햇살이 그대로 나에게로 안긴다. 햇빛마저 부드럽지만, 너머로 펼쳐진 남강은 며칠 전 태풍 콩레이가 다녀간 흔적인 양 황토물이다. 나무 사이사이로 푸른 물결을 대신한 황토빛이 한가득이다.
함안 와룡정으로 가는 숲길을 따라 걸어가자 햇살이 그대로 나에게로 안긴다.
진주 남강이 낙동강과 하나 되기 위해 창녕으로 힘차게 내달리다 여기 의령과 함안의 경계에 이르러 높다란 벼랑을 만들었다. 벼랑에 자리한 절에 걸린 연등이 분홍빛으로 반긴다. 대웅전 벽면에 그려진 부처님도 어서 와라 반겨주시니 일순간 일상의 묵은 찌꺼기가 날아가 버리는 듯하다. 대웅전 벽면을 지나자 와룡정 운흥사 조감도가 보인다. 조감도 속은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겠지만 마치 신선 세계 같다.
함안 와룡정 옆에 있는 운흥사 웅전 벽면에 그려진 부처님도 어서 와라 반겨주시니 일순간 일상의 묵은 찌꺼기가 날아가 버리는 듯하다.
1952년 창건한 운흥사는 우리나라 불교 18개 종단 중의 하나인 고려 시대의 대각국사(大覺國師)를 종조(宗祖)로 한 대한 불교 법화종 사찰이다. 절은 작다. 여느 집처럼 편안하다. 여느 가정집 같은 대웅전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 너머로 남강이 함께 한다.
1952년 창건한 함안 운흥사는 우리나라 불교 18개 종단 중의 하나인 고려 시대의 대각국사(大覺國師)를 종조(宗祖)로 한 대한 불교 법화종 사찰이다.
대웅전을 나와 남강으로 향해 내려가자 산신각이 나오고 옆에는 용신각이 연등을 거느리고 있다. 전각 앞 의자에 앉아 남강을 본다. 하늘에서 쏟아진 햇빛을 그대로 반짝반짝 토해내는 풍경은 아름답다.
함안 운흥사 용신각전에서 바라본 남강
전각을 나와 다시금 벼랑 위로 몇 걸음 올라갔다. 와룡정(臥龍亭)으로 향하는 길은 깊고 느리다. 와룡정은 팔작지붕의 단층 목조 건물이지만 남강 벼랑 위에 세워진 터라 주위 풍광이 그대로 들어오는 형세다.
함안 와룡정
와룡정은 조선 시대 현종 때 스승과 함께 과거 공부를 하고 급제한 선비 홍철태가 낙방해 비통해한 스승 황기익을 위해 건립한 정자라고 한다.
함안 와룡정은 조선 시대 현종 때 스승과 함께 과거 공부를 하고 급제한 선비 홍철태가 낙방해 비통해한 스승 황기익을 위해 건립한 정자라고 한다.
문은 잠겨 있다. 아쉬운 마음에 대나무로 둘러싸인 주위를 거닐었다. 참나무에 주먹 손 크기의 작은 구멍이 있다. 새들의 보금자리로 안성맞춤이다. 바라보는 나 역시 보금자리에 온양 마음이 평화롭다. 숨을 크게 내쉬며 가슴 깊숙이 맑은 기운을 채워 넣는다.
함안 와룡정 근처에 있는 새들의 보금자리인 참나무 구멍.
남강 벼랑 위에서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었다. 남강이 상쾌한 풍광으로 다가온다. 강물의 거침없는 기상이 늠름하다. 와룡정 아래의 강가에는 억겁의 세월 동안 쉼 없이 흘러내린 강물에 씻기고 깎인 벼랑이 눈길을 끈다.
함안 와룡정에서 바라본 남강
조심조심 남강 가까이 다가가자 바람 한 점 시원하게 지나간다. 바람 한 점에 몸을 맡기자 속세의 번뇌가 남강을 따라 흘러간다. 아름답고 근사한 풍경이 보물처럼 숨어 있었다.
함안 와룡정에서 바라본 남강 풍경은 숨겨둔 보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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