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삶에 지친 나를 위로하는 도심 속 쉼표- 경남도청 정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9.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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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입니다. 도시는 점차로 뜨겁게 달구어져 갑니다. 도시에서 바쁜 삶을 잠시 뒤로 하고 생각을 정리하기 좋은 곳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가까운 창원 도심에서도 있습니다.

 


경상남도 도청 정문

 

경상남도 수부 도시인 창원의 심장에 있는 경상남도청이 바로 그곳입니다. 정문으로 들어서는 양옆 인도에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커다랗게 서서 알은체를 하며 먼저 반깁니다.

 


경남도청 양옆 인도에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커다랗게 서서 알은체를 하며 먼저 반긴다.

 

정문을 들어서면 이곳 창원에 새로 경남도청을 열면서 번영을 염원하며 세운 낙도의 탑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 뒤로 화합과 상승의 탑이 경남 도민들의 화합과 기운 상승을 염원하고 있습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낙도의 탑


화합과 상승의 탑

 

정문 오른편으로 걸음을 옮기자 지난여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미터널을 싱그럽게 지났습니다.

 


경남도청 정원에 있는 장미터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태양 가까이 날아올랐다가 날개에 붙인 밀랍이 녹아 어게해에 떨어져 죽었다는 이카로스를 형상화한 추락하는 이카로스라는 미국 시칠리아노의 작품이 눈에 들어옵니다.

 


경남도청 정원에 있는 조형물 추락하는 이카로스

 

이카로스 덕분에 이곳 정원이 마치 미지의 세계라도 된 듯합니다. 탐험가인 양 찬찬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시원한 분수대가 물을 내뿜는 경남모양 연못이 나옵니다.

 


경남도청 내에 있는 경남모양 연못

 

창원을 비롯해 경남 도내 18개 시군을 포함한 경상남도 모양으로 거제대교, 남해대교,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등을 300만분의 1로 축소한 형태라고 합니다. 1983년 도청 개청 시 처음 조성되어 2008년 수생식물을 심고 관람 데크를 설치한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경남도청의 위치에는 평화의 여신상 조각을, 진양호 위치에는 고래조각 분수대를 설치했습니다. 덕분에 연못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연못 가운데로 향하는데 거제대교가 놓여 있습니다. 연못을 오가는 동안 축지법을 쓰는 신선이 되어 경상남도 전역을 다 돌아보는 기분입니다.

 


경남도청 내에 있는 경남모양 연못에 있는 고래조각 분수대

 

연못은 또한 생태연못이기도 합니다. 꽃창포를 비롯해 수련과 갈대 등이 있고 잉어, 붕어 등이 한가로이 헤엄칩니다. 어디선가 날아온 새 한 마리가 인기척에 놀라지 않고 바위에 앉아 해바라기를 합니다. 바라보는 동안 더불어 여유롭습니다.

 


경남도청 내에 있는 경남모양 연못은 생태연못이다. 어디선가 날아온 새 한 마리가 인기척에 놀라지 않고 바위에 앉아 해바라기한다.

 

연못을 나오자 수령이 400년 가까이 된 배롱나무의 매끄러운 자태를 뽐냅니다. 합천댐 수목지구에서 1984년 군 헬기와 대형차량을 이용해 운반해 옮겨왔다고 합니다.

 


경남도청 정원에 있는 수령 400년 가까이 된 배롱나무

 

햇살이 뜨거워 그늘에 들어갔습니다. 나무 아래 돌들이 의자처럼 옹기종기 있습니다. 바람 한 점이 살포시 지나며 땀을 훔쳐 갑니다. 초록 세상 안에 마음 내려놓자 마치 잠을 잔 듯 개운합니다.

 


경남도청 정원 내 나무 그늘

 

GPS관측소를 지나자 경남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1996년에 매설한 거북선 모양을 한 타임캡슐이 나옵니다. 2096년에 열어볼 후손들은 우리를 어떻게 기억할지 궁금합니다.

 


경남도청 정원 내 있는 타임캡슐

 

타임캡슐을 지나자 장미와 함께하는 포토존이 나옵니다. 다양한 무궁화 나무를 지나자 어느새 들어섰던 정문에 이르렀습니다.

 


경남도청 정원 산책로

 

정문을 가로질러 가자 해바라기 하기 좋은 넓적 바위들이 햇살에 구워지고 있습니다. 문득 해가 지고 나며 평상이 따로 없을 듯합니다. 그 뒤로 널따란 정원이 나옵니다. 야외 결혼식은 물론이고 각종 행사를 치르기에 그만입니다. 푸른 잔디밭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벌써 설렙니다.

 


경남도청 정원 잔디밭

 

정원 한쪽에 마치 애벌레가 꿈틀 기어가는 모양의 조각이 나옵니다. 안내판을 애써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저 나름 꿈꾸는 애벌레로 이미 정했기 때문입니다. 애벌레가 엉금엉금 기어가는 옆으로 기다란 막대기 같은 조형이 나옵니다.

 


경남도청 정원 내에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많다.

 

포르투갈 카를로스 비레이라의 무마찰(Null Friction)’입니다. 어떤 뜻이 숨었는지 궁금해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즐거운 궁금증을 안고 옆으로 걸음을 옮기자 여기저기에 기념 식수한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어서 오라고 반깁니다. 그늘에 들어서자 시원한 기운이 상쾌하게 합니다.

 

다시금 걸음을 옮기자 보금자리의 표면이라는 일본 오카모토의 작품이 기다립니다. 이미 이곳은 넉넉한 보금자리처럼 아늑합니다. 머리 위로 암녹색의 나뭇잎들이 초록 물을 뚝뚝 떨어뜨릴 모양새로 그늘을 만들어줍니다.

 


경남도청 정원 내에 있는 보금자리의 표면이라는 일본 오카모토의 작품

 

정원을 돌다 목이 말라 도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도민 쉼터에서 경상남도의 간략한 역사와 정보를 둘러보고 북카페에 앉아 근처 자판기에서 사 온 음료수를 마십니다.

 


경남도청 내에 있는 북카페

 

잠시라도 번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온전히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다면 멀리 갈 필요 없습니다. 경상남도 도청 정원으로 떠나볼 일입니다.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다독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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