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잠시라도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진녹색으로 물든 뜨거운 여름, 온전히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곳, 성지여고 내 성요셉성당으로 떠났습니다.
창원시 완월동에 있는 성지여고 본관 석조건물은 1952년에 준공했다.
성지여고 운동장에 들어서자 예사롭지 않는 석조 본관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1952년 01월에 준공한 건물입니다. 본관 앞 운동장에는 마리아상이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인 성요셉 성당은 성지여고와 성지여중 교정 내에 있다. 사진은 안내판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본관 뒤편으로 향하자 ‘나는 성지(聖旨)의 주인(主人)이다.’라고 적힌 선간판 옆으로 요셉성당으로 가리키는 안내판이 나옵니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인 성요셉 성당으로 가는 길
기다란 나무들이 뿜어내는 초록빛이 싱그럽습니다. 아래에는 아기자기한 분수와 함께 쉼터가 가는 걸음을 붙잡습니다. 이밖에도 초록빛 활력이 넘치는 나무 사이 사이에는 의자들이 쉬어가라 권합니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인 성요셉 성당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성지여고 분수대 쉼터
위쪽으로 몇 걸음 더 올라가면 학교 건물 사이로 투박한 돌들이 굳건하게 선 성당이 나옵니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인 성요셉 성당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성지여고 쉼터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283호인 성요셉성당 앞 작은 안내판에는 “1900년 프랑스인 신부 에밀레따깨(한국명 엄택기)가 지금의 성당 터에 초가삼간으로 임시 성당을 세워 선교 활동을 하였는데, 1928년에 즐리베르몽(한국명 목세영) 신부가 지은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인 성요셉 성당.
성당을 설립한 에밀 신부는 조선 시대 말기 경상남도 관찰사가 거주한 진주에 본당을 설립하기 위해 장소를 찾았습니다. 진주에서 장소 구하기가 여의치 않자 에밀 신부는 1899년 마산항이 개항하자 완월동 자락에 헛간이 붙은 다섯 칸 본채와 세 칸짜리 집 한 채를 구해 1900년 6월 29일 현재의 성요셉성당인 마산포 성당을 설립했습니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인 성요셉 성당은 1928년에 성당 축조 경험이 없는 조선인 대신 중국인 기술자들을 불러 길이 21.5m, 너비 8.76m 규모로 로마네스크와 르네상스식의 건축양식을 절충해 직사각형으로 지었다
이후 1914년 주임신부로 소임을 받은 줄리베르몽(한국명 목세영) 신부가 1928년에 성당 축조 경험이 없는 조선인 대신 중국인 기술자들을 불러 길이 21.5m, 너비 8.76m 규모로 로마네스크와 르네상스식의 건축양식을 절충해 직사각형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인 성요셉 성당의 종탑
‘돌성당’이란 애칭으로 불린 성당 벽은 온통 돌투성이입니다. 화강암 원석을 가져와 정사각형으로 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다듬어 제작한 까닭에 투박하지만 정성이 깃들어 있습니다. 살포시 투박하지만, 정겨운 돌에 손을 얹었습니다. 당시의 간절한 바람이 내게로 들어오는 기분입니다.
종탑 아래에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장미창이 빛납니다. 비록 문이 잠겨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의 기품이 느껴집니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인 성요셉 성당 스테인드글라스로 된 장미창
성요셉성당은 십자가와 나란히 미사 봉헌하는 돌제대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신부님이 신도와 등지고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천주교 초대 마산교구장으로 임명된 고 김수환 추기경의 주교 서품식과 교구장 착좌식이 1966년 5월 31일 신도들의 축복 속에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습니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인 성요셉 성당 앞에 있는 아기 예수님을 안은 성모 마리아상
성당 앞 향나무 사이로 아기 예수님을 안은 성모 마리아상이 오가는 이들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일상의 숙제가 감당하기 어려울 때 혼자 이곳을 찾아 고요한 위안을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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