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박물관
누구도 붙잡을 수 없는 게 시간입니다. 스리슬쩍 가버리는 시간은 벌써 올 한해 절반도 흘러갑니다. 또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일부러 잡을 수 없지만,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시간을 거슬러 역사 속으로 떠나고 싶었습니다. 창원 도심 속에서 창원대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창원대박물관 앞 조형물
온 세상을 익히려는 듯 강렬하게 내리꽂는 햇살을 피해 곧장 박물관으로 들어서려는 걸음을 붙잡는 조형물이 있습니다. 아주 간절하게 서로 손을 잡으려는 조형물입니다. 조형물에 관한 설명을 찾을 수 없어 한참을 바라보다 걸음을 돌렸습니다.
창원대박물관 전시실 입구에 있는 발굴이야기
박물관에 들어서자 ‘물길, 역사를 말하다’를 시작으로 창원대박물관 재개관을 알리는 각종 걸개가 먼저 반깁니다. 2013년 11월부터 진행한 박물관 리모델링 공사를 2015년 9월 마무리하고 재개관을 했습니다.
▣ 창원대 박물관
전시면적 795㎡에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창원대역사관 등으로 꾸며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쇠갑옷과 오리모양 토기, 호랑무늬 항아리, 공룡발자국 등 2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http://museum.changwon.ac.kr/
상설 전시실로 향하는 입구에는 발굴 이야기가 먼저 걸음을 세웁니다. 오늘도 뙤약볕 아래에서 발굴조사를 하고 있을 여러분들의 노고에 절로 고마움을 느끼게 합니다.
창원대박물관 상설 전시실에 들어서면‘물길 역사를 말하다’는 주제로 경남지역의 역사 연대기가 펼쳐진다.
상설 전시실로 들어서자 ‘물길 역사를 말하다’는 주제로 경남지역의 역사 연대기가 펼쳐집니다. 연대기를 따라가면 창원을 중심으로 한 경남지역 선사와 고대 유물 발굴지가 소개됩니다.
공룡발자국을 시작으로 선사 시대부터 찬찬히 고대 유물을 관람했습니다. 경남의 옛 가야지역에서도 보기 힘든 신라 유물을 한자리에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창원대박물관에 전시 중인 가야시대 갑옷
이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갑옷과 투구에 관한 시대별 유형입니다. 당시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갑옷과 투구가 오늘날은 어떤 무기로 우리 곁에 있는지 떠올리게 합니다.
창원대박물관에 전시 중인 ‘오리모양 토기’
당시 사람들은 새를 ‘영혼의 전달자’라고 여기며 죽은 자의 영혼을 신의 세계로 데려가는 존재로 알았다고 합니다. 그들이 만든 ‘오리모양 토기’가 다시금 걸음을 붙잡습니다. 사람의 뜻을 하늘에 전한다는 바람이 담긴 토기에 기대어 저도 잠시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창원대박물관에서 소장한 탁본을 전시한 ‘무심한 돌과 쇠가 지울 수 없는 역사가 되다’는 특별기획전 입구
상설전시실을 나와 ‘무심한 돌과 쇠가 지울 수 없는 역사가 되다’는 특별기획전이 열리는 전시실로 향했습니다. 창원대박물관이 소장한 탁본을 전시했습니다. 들어서는 입구에서 산청군 단속사 입구 골짜기 암벽에 새겨진 ‘광제암문’이라는 탁본이 반깁니다. 덕분에 ‘널리 세상을 구제한다’라는 사명감이 투철한 수도승이 된 듯합니다.
창원대박물관 특별기획전 전시실
고운 최치원 선생의 영정을 비롯해 그분의 흔적이 담긴 월영대와 쌍계사 등의 탁본이 차례차례 전시되어 있습니다. 창녕에 있는 신라 진흥왕의 척경비 등은 신라 시대 한자 석각 초기의 풍경을 살짝 엿볼 기회입니다.
창원대박물관 특별기획전 전시실에 전시 중인 성덕대왕 신종 비천상 탁본
경주 성덕대왕신종에 새겨진 비천상의 탁본은 살아서 보는 듯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이밖에도 아파트처럼 산 암벽에 새겨진 산청 도전리 마애불상군 등의 탁본은 굳이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그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합장을 했습니다.
창원대박물관 특별기획전 전시실에 전시 중인 ‘월영대’ 탁본
탁본 속에서 이순신 장군도 뵙고 나니 시간이 마치 이곳은 천천히 흐르는 느낌입니다. 특별전시실을 나와 ‘창원대! 과거와 만나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창원대 역사관을 향했습니다.
창원대박물관 내 창원대역사관
‘기회의 문을 두드리다’라는 들어서는 입구의 글귀가 제 가슴을 두드립니다. 비록 출신학교는 아니지만 잠시 대학 시절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합니다.
창원대박물관 내 창원대역사관 내 전시물
고요한 시간 속으로 여행을 떠난 기분입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역사의 숨결이 다가옵니다. 장소에 쌓인 시간의 흔적이 한 켜, 한 켜 포개진 채로 우리에게 펼쳐진 곳입니다. 잠시 눈을 감고 서서 상상을 펼쳐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도심 속 창원대박물관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가 되어보시간시길 권합니다.
창원대박물관 내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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