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드라이브하기 좋은 곳- 무르익은 가을이 진하게 퍼지는 하동호수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7. 11.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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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탓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붉고 노랗다. 햇살은 어찌나 맑고 아름다운지 좀체 가만히 두지 않는다. 햇살에 숨어 밀려온 바람에 116일 마치 바람난 사람처럼 경남 하동군 하동호수로 떠났다.

 

붉게 물든 벚나무 터널을 지나 하동호 관리소가 있는 쉼터에 이르자 하늘과 맞닿은 호수가 푸른빛으로 하나가 되었다. 가을의 상쾌한 공기에 가슴 속까지 시원하다.

 

호숫가에 숨은 가을이 꼼짝없이 내게 들켰다. 온 세상 빛이 여기 다 모여 잔치라도 벌이는 펼쳐진 풍광에 나는 잠시 숨이 멈췄다. 온 산에 색이 번진다. 털갈이가 한창이다.

 

물 가득한 호수 한쪽에 물에 잠기지 않은 흙이 있고 바위가 있고 나무가 있다. 아마도 시간이 흘러 전설이 될 요량이다.

 

호숫가를 운전하는데 차는 속도를 높일 수 없다. 이 아름다운 경치를 그냥 지나칠 인내가 부족하다.

 

하동호의 심장에 앉아 가져간 캔커피를 마시자 여기가 카페로 변했다. 시원한 풍경과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이 환상을 이룬다.

 

가을과 나란히 어깨를 곁고 걸었다. 발아래에서 가을 익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이다



푸른 물줄기들이 잔잔하게 출렁거린다.

 

지나가는 차량의 바람에도 툭 하고 나뭇잎은 떨어진다. 붉디붉은 단풍 하나를 손에 쥐었다. 나도 슬며시 붉은 빛으로 하나 된다.

 

시간은 머물고 우리는 물든다. 무르익은 가을이 말을 걸어오는 풍경이다. 지금 하동호수는 가을이 진하게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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