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모던걸, 모던보이를 따라간 근대공원 산책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7. 4. 1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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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를 향해가지만, 아직 어둡지 않다. 혹시나 일 마치고 참석하는 자리라 졸릴까 걱정하며 운전 중 캔커피를 마셨다. LH공사 토지주택박물관에 도착해서도 커피믹스를 마셨다. 달빛문화과정 <인문학에 담은 여러 가지 이야기> 두 번째 시간.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쉬지 않고 내달렸다. ‘모던걸과 모던보이를 따라 근대공원을 산책할 수 있도록 건국대 녹지환경계획학과 김해경 교수가 이끌었다.

 

아랫글은 김 교수의 모던걸, 모던보이의 근대공원 산책이라는 강의 자료집과 강의 내용 중 오늘 강의를 잊지 않기 위해 밑줄 치거나 메모한 것을 옮겼다.

 

1832년 영국 선거법 개정으로 상하수도와 공공공원 조성에 세금 사용을 허용했다는 이야기에서 공원의 역사가 등장한다. 당시 왕실부지를 일반인에게 개방했지만, 저소득층 주변에는 없었다.

 

중식 후 공원에 가다. 녹음이 짙고,... 경치가 새롭다.~ 멋진 도로, 아름다운 산책로, 자연스러운 잔디, 웅장한 나무들, 이것들이 러시아의 공원을 구성하고 있다.’

 

1896614<윤치호 일기>에 나오는 구절이다. 당시 서양 문물을 먼저 구경했던 윤치호의 기록은 지금 공원 풍경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공원은 각국공원(各國公園)이다. 1888년에 조성된 현재의 인천 자유공원이다. 개항 이후 각국 열강의 조계지가 겹친 공원이다.

 

이곳을 비롯해 경사진 곳에 정오를 알리는 시계 역할을 하던 오포대(午砲臺)가 설치되었단다. 바로 시간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시계 등장은 시간을 통제당한다는 시작이다.

 

파고다 공원은 조선 시대 고종이 대한제국의 경성을 황성(皇城)으로 조성하기 위해 도시구조를 변경하는 근대적 도시개조사업을 시도하면서 도입한 것이란다.

 

이후 일본 제국주의 강제점령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에는 조선 흔적 지우기가 대한제국 군인 추모공간인 장충단공원을 비롯한 곳곳에서 자행되었다. 제사를 폐지해 잡풀과 수목에 뒤덮여 유휴지로 전락한 전국에 있는 사직단. 정조의 손길이 머문 공간인 효창원마저 골프장과 전락하기도 했다.

 

일본 종교인 신사는 일본에서는 숲속에 있지만 그들이 강제로 지배한 한국과 대만에서는 높은 곳에 세웠다. 고개 숙이고 우르르 보게 하여 굴욕을 강요받은 셈이다.

 

그들의 종교가 근대 공원이 되었다. 군산 월명공원, 부산 용두산 공원, 대구 달성 공원. 진주성에도 신사가 들어서기도 했다.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만들어 테마파크로 만들었다. 벚꽃 구경과 밤 문화를 만든 근대 도시문화.

 

복원이 전부일까?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의 문제와 일방적인 원형 복원을 강행하는 행정과 충돌한다


지금 근대 공원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공원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을 통해 공원 역사를 살펴볼 뿐이라는 강의 마지막의 방점에 기억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위해 가까운 진주성이라도 찾아가 느리게 걸으며 살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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